3. 저임금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 비정규직을 거부하는 20대
혹시, 이런 논쟁, 해본 적 없는가?
“야야, 젊은 애가.. 어딜 가면 어때? 어디가서든 잘하면 되는 거지, 너무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갖지 마,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밟아나가면 충분히 커 나갈 수 있는거야, 야. 뭐가 무서워서 망설이냐? 그냥 어디든 원서 내고!, 붙고! 거기서 열심히 해, 사회에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된다니깐”
“웃기지마, 야 무조건 남은 시간동안 공부 열심히 해서, 일단 좋은 기업을 들어가야해, 솔직히 한 달 100만원 받는 직장이랑, 한 달에 250만원 받는 직장이랑 차이가 얼마나 나는 줄 알아? 시작부터 좋은데 가지 않으면 넌 평생 그 바닥에서 썪는다. 거기서 빠져나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래 니가”
술만 먹었다 하면, 어느 후배가 “나 이제 뭐먹고 살아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패가 둘로 갈리어 공박을 주고받는다. 물론 서로가 서로에게가 아니라 서로가 이 친구에게, 결국 이 친구는 양 측 얘기를 조용~히 경청하다. GG를 선언한다. “결국, 모르겠네요 ㅠㅠ”
‘시작은 좋은 술로’라는 CF 카피처럼, 사회생활의 시작을 적어도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돈도 많이 받고 직원복지도 빵빵한, 그래서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있는 기업’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비정규직을 거부한 자들’, 이 안에는 대기업 지망생도, 공무원 시험족도 포함된다.
뭐 거창하게 3어절이나 들였지만, 딱 2글자로 축약하면 이들의 정체는 ‘백수’되겠다. 통계적 가치는 전혀 없지만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대 후반의 백수,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실업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업준비생’
결국 이렇게 보내다간 30대에 접어들면 비정규직으로라도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이들이 모를 리가 있나? 잘 알고 있다. “나는 노는게 아니라 살기위해 이러고 있는거다”는 한 친구의 절규는 이를 잘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시작’을 꿈꾸는 이유는 단순하다. 앞서 누군가 말한 바대로, 영원한 비정규직의 늪, 그게 두려워서다.
전편에서도 조금 설명한 바 있지만, 사실 ‘비정규직’이란게 벗어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낮은임금, 그리고 비정규직 특유의 격무(아니, 돈을 적게 주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는게, 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 논리’아닌가?), 그리고 노동유연성이란 멋진 이름의 ‘외주화’까지 덮치자, 비정규직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구멍은 ‘바늘구멍’이 되어버렸다.
공장노동자 A의 탐구생활이다. “6시에 일어나요. 씻고 준비하고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공단으로 향해요. 이런 젠장, 오늘도 버스는 만원이예요, 같은 돈을 내고 타는데 누군 앉고 누군 서서가나 싶어요, 사람이 다 앉았음에도 세워서 버스를 태우는 기사아저씨가 나쁜사람처럼 보여요.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출근카드를 찍어요, 이게 조금만 늦게 찍어도 시급이 날아갈 위험이 있어요. 오늘도 일찌감치 일어나 출근 10분전에 도착해 카드를 찍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일해요. 부품을 끼는 일이예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쉬는 시간이래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점심시간 이예요, 급식을 주는데로 가요, 복날이라 닭을 준다더니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병아리를 푹 고아왔어요, 뼈까지 바스러지는 병아리를 음미하며, 이 닭을 과연 얼마나 삶아댄 걸까라는 생각에 빠져요.
오후 시간이에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잠깐 쉬어요, 쉴때는 역시 코카스 한 모금이 내 심금을 녹여줘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끝났어요, 근데 이런 염병할로겐. 잔업이 있데요, 그래도 돈을 더 버니 그려려니 해요
저녁을 먹고,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끼워요. 드디어 보람찬 하루 일이 끝났어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버스를 타러 와요, 밤늦은 시간이라 그래도 자리에 사람이 많지는 않아요, 자리에 앉아 엠피삼을 귀에 꼽고 낭만을 느끼려 하는데 잠이 미친듯이 쏟아져요. 그래도 오늘은 영어공부좀 하다 자야겠어요.
집에 가자마자 씻어요, 씻고나오니 이런 젠장, 선덕여왕을 하고 있어요, 어차피 방금 목욕하고 나와 몸도 노곤하고, 지금 자리에 앉아봐야 집중도 안될 것 같으니 일단 선덕여왕을 보고 일하기로 해요. 선덕여왕이 끝나고 세상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컴퓨터를 켜요, 헉. 장동건과 고소영이 열애를 한데요, 미친듯이 클릭해요. 그러다 시계를 보니 12시예요. 6시에 일어나야 하니 잠을 자야겠어요, 종일 서서 일했더니 다리가 저려요, 눕히지 않으면 내일 개고생할 것이 눈에 보여, 그냥 잠을 청하기로 했어요”
이렇게 5일이다. 그리고 주말잔업까지 하면 6일, 혹은 7일(즉, 다음주까지, 최소 13일 이상)을 일해야 한다. 아웃소싱 소속의 비정규직인데, 이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일을 그만두거나 해야 하는데, 이 일을 그만두면 당장 다음 달 적금은 어떻게 메우나?
비정규직으로 살다보니 4대 보험은 개뿔, 만약 4대 보험이 적용되어 다행히 실업연금이라도 탈 만하다 생각이 들면, 이 실업연금을 타는 것도 까다롭다. 회사에서 ‘잘려’야 하니까. 옘병. ‘그만두’어서는 안된다나? 이를 증명하기 위해 회사에 가서 “나 잘린 걸로 해달라”고 졸라야 하는데, 회사 찾아가기도 민망하고, 회사가 해줄지도 모르겠고, 그냥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 비정규직 경력으로는 이력서에 나름 ‘경력사항’을 기술하기조차 민망시렵다. “자네는 학교 졸업하고 3년 동안 특별한 경력이 없는데, 이 때 뭘했나?”라 물으면 “네 저는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라고 답해야 하나.
취업준비생 B의 고민도 여기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일단 어디라도 들어가서 일해야 한다는데 이 일이 뭐 하나 내 경력에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일해야만 한다면 내가 일하고 싶은 직종에서 시작하고 싶은데. 이게 뭔 법칙인지 꼭 그런 곳은 ‘정규직만 취급’한다며 불평하곤 했다. 비정규직은 인생에서 버리는 시간이라며.
“쯧. 젊은 나이에, 어디가면 일 할 곳이 천진디”라며 혀를 차는 어른들에게 “네 저는 일 할 곳 천지인 곳에 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성실히 일하고 있습니다. 따님과 결혼을 허락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자. 모든 부모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지랄하고 자빠졌네”란 소리가 나올 것이다.
B의 두려움에는 내적인 고통과 함께 외적인 고통도 있다. 좋지도 못한 대학이지만, 어쨌건 대학까지 나와서 월 120정도에 불과한 비정규직 노동자로 들어가면, 쏟아지는 주변의 애정어린(?)시선이다. ‘루저’란 딱지 아마도 그것.(키 180cm에 ‘루저’딱지를 붙여놓았을 때 발끈했던 대한민국 남성들이 우리가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비정규직을 대하는 방식은 왜 이리 쿨한가!, 아직도 노력여하에 달려있다고 믿는가)
비정규직을 거부하는 20대.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며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놀면 뭐해”라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뭐 천성적으로 오지랖이 넓어 그들을 안쓰러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욕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그들이 비정규직에 대해 느끼는 공포, 그거 다 우리가 만들어놓은 것들 아닌가?
비정규직 노동자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한심해 하는 세상, 당신은, 이 대한민국 땅에서 비정규직으로 살 자신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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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끼우기면 그나마 전자회사..여자도 많고..힘도 덜 들고..덜 위험하고..
최상의 직군이군요..대신 급여가 좀 작지요ㅠㅠ 어쨌든 그런곳 구하기도 쉽지않은데..ㅡㅡ
여자도 많고가 왜 나옵니까? ㅋㅋㅋㅋ
예전 경리사원 3,4명이 월말에 야근 하면서 하루종일 걸리던 일이 요즘은 한명이 커피 마셔가며 컴퓨터로 두들기면 반나절에 끝나지요. 어디서나 있는 평범한 인력이 필요 없는 시대 입니다. 영국 산업혁명 이후 각 국가들의 고도 발전시기에 수 많은 노동자들은 항상 비참하게 죽어 나갔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승리자들의 후손입니다. 지금도 마찮가지 입니다. 살아남으면 후손을 남기고 아니면 죽는 것이고.. 이것이 반복되어온 역사적 흐름 입니다.. 제 말이 100% 정답은 아닐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이 세상의 이치가 약육강식이니까 비정규노동자가 되면 이치에 맞게 죽어라?
이런분들 덕분에 세상은 점점 답이 없어지는 듯해서 정말 안타깝군요.
하고 싶은말 위에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분들이란 누구를 말하는지?.. 왜 답이 없나요? 전 다른분들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지 일부러 앞 뒤도 없는 비판을 받자고 댓글 쓴거 아닙니다. 구체적인 의견과 타당한 비판도 없이 뭉뚱그려서 그냥 안타깝기만 하고 별다른 의견은 없으시군요. 저도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항상 잊고 있는것이 있습니다..필요하지 않은 인력이란 없죠. 비록 단순한 스티커 붙이는 작업이라도..
아무리 기계화가 됐어도 기계가 해내지 못한는 일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단순하다고 해서 힘만쓰거나 지저분하고 위험하다고 해서 그런일들을 천시하죠. 점점 육체노동의 가치를 잊어가는것 같습니다. 그나마 노동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장치로 최저 임금제나 아니면 근로법에 나와있는 1인이 들수있는 무게 한정등이 있지만..여러모로 교육제도나 사람들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게 안타깝네요...
ㅋㅋㅋㅋㅋ 후손까지 뭘.. ㅋㅋ
격론은 그만하고 우리 코카스(게시자 주 : 박카X와 맛이 비슷하지만 양이 한모금 정도 더 많고 가격은 박카X와 같은 소중한 건강기능음료. 절대 유사품은 아니라고 자부하지 않음)나 한 병 마십시다. 마트에서 파는 것을 내가 보았소.
코카스는 맛나게 잘 먹었소.
정규직만 사람인 더러운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