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대회가 성공하려면
나이조차 기억 안나는 그야말로 ‘꼬맹이’ 시절이다. 흐릿하지만 당시 나의 기억 속에는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와 자욱한 연기 그리고 비명소리와 화염병이 여전히 각인되어 있다. 인천시 주안동에 살고 있던 나는 그 당시 그 최루탄 냄새를 맡고 실신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의 최루탄은 1987년, 이른바 인천민주화항쟁 당시 우연히 집밖을 나갔다가 내가 겪은 일이다. 그리고 이듬해, 두 대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이 6월을 불렀고, 호헌철폐를 이끌어 냈다. 그리고 이후 내가 내 나이를 어렴풋이 인지하던 시절부터는 최루탄 냄새를 맡지 못했다. 그래. 민주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2009년, 다시 6월이다. 올해로 22주년,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민주주의 질식”이란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각계각층에서는 ‘그 때’처럼 ‘시국선언’이 쏟아지고, 조중동 방송이 등장하면 일본 자민당,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형 정치지형이 만들어진다는 우려가 속출한다.
그리고 정부는 소통의 공간인 광장을 틀어막고 있다.(뉴라이트까지 이건 욕하더라) 실제로 민주주의가 질식된 것이다. ‘벤자민 버튼’처럼, ‘이명박 정부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간다. 매일매일 접하는 저들의 막말과 무개념에서 무기력감을 느끼고 분노를 토해낸다. 다시 87년의 결연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다. 민주주의 전선은 명확한데, 민주주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광장을 열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인터넷 자유를 보장하는 것, 물론 그것은 민주주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본회의 망치질만 눈 앞에 둔 한미FTA는 어떻게 되나? 대량해고가 예정된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되나? 가족만 보고 일해 온, 우리네 이웃 쌍용자동차의 해고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나? 박종태 열사의 죽음에도 택배비 30원은 어떻게 되나? 우리네 살림살이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명확하지 않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경제적 민주주의 부분은 사회 양극화가 계속 심화되고 있는 오늘의 현상이 보여주고 있듯 지난 20년간에도 별로 진전된 바가 없다.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보다는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고 여론조사에 나오는 건 사실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됐는데 경제적 민주주의는 왜 이렇게 진척이 없느냐는 불만의 표시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양 날개가 그런 정치 제도적 민주주의만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기회의 균등이라거나 사회정의의 실현이라거나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확대라거나 하는 경제 민주주의라는 날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한 날개만으로는 하늘을 날 수 없다”(CBS라디오 인터뷰 6.9)고 말했다. 바로 이 문제다.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자. 다만 기회의 균등, 복지사회도 함께 외치자. 이번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대량해고를 비판하고, 이건희 재판의 공정한 진행을 외치자. 다시는 BBK같은 투자사기극을 방지할 수 있는 경제정의를 주장하자. 광우병 쇠고기, 마구마구 들여오는 한미FTA도 반대하자.
너무 넓어서 어렵다면, 오늘 이후부터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루더라도, 살림살이는 나아질 것인가? “잘 살아보자”는 거짓말에 속아 60년 넘게 양극화에 시달려온 우리 국민들, 이젠 적어도 교육과 의료는 무상으로 보장받을 만한 것 아닌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무상의료? 무상교육?
이런 빨갱이같으니라구. ㅋ
흐.. 왜이러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