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들은
    핵 없는 세상 선택할 것“
    1167명의 탈핵 엄마·아빠 선언문
        2017년 10월 11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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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가운데, 탈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록을 그리다-for earth, 정치하는 엄마들 등 17개 시민단체는 11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67명의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을 존중하는 어른들’ 명의의 탈핵 엄마·아빠 선언문을 발표했다.

    탈핵선언 회견(사진=주최측)

    이들은 선언문에서 “만약 아이들에게 권력이 있다면, 아이들은 핵 없는 세상을 선택할 것”이라며 “나는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기에, 한국 탈핵을 넘어 핵 없는 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가동 포기, ▲민주적인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를 요구했다.

    원전이 안전하다는 친원전 측 주장에 대해선 “말 그대로 허구이고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원전 1기당 대형사고 발생빈도를 10만년에 1회 기준으로 관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단순한 목표치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며 “1956년 영국이 세계 최초로 핵발전소 상업 운전을 시작한 후 지난 60년간 인류는 5등급 이상 대형 핵발전소 사고를 6차례 겪었다. 한 번 피폭된 DNA는 수대에 걸쳐 죽음에 이르는 병을 물려주고, 핵은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은 원전밀집도, 원전주변 인구수, 국토면적 대비 원전 개수 및 설비용량에서 세계 1위로 원전 사고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전사고뿐 아니라 원전 인근 주민들의 암 발병 등의 문제도 있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이균도씨 가족은 2014년 10월 고리 원전에 의한 암 발병 피해 손해배상소송에서 일부 승소했고, 이후 4개 원전단지 인근 주민 624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암 소송을 벌이고 있다.

    월성 원전에 인접한 경주 양남면 나아리 주민 40명은 소변검사 결과 전원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이 중에는 5세 아동도 포함돼 있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의 일종으로 피부나 호흡기 등을 통해 체내에 흡수돼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고 암을 발생시키는 방사선물질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3년 넘게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있다. 이들은 “핵발전소는 화장실 없이 만들어진 집”이라며 “국내 원전부지에 쌓여있는 핵폐기물 1만6천 톤은 이미 우리 아이들에게 갚지 못할 빚이며, 추가적인 핵폐기물 발생은 씻지 못할 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최소 10만 년간 생태계와 격리시켜야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기술, 대책 등은 전무한 상태다.

    아울러 “지금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강행하면 2082년까지(설계수명 60년) 핵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는 물론 아직 가동하지 않은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2호기에 핵연료봉을 장전하지 말아야 한다. 건설 중인 원전 5기의 운전 여부는 범국민적이고 민주적인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 이후로 결정을 미뤄야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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