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회사 직고용 미화 SK,
    노조 무시, 혐오 발언 행태 여전
        2017년 11월 23일 12: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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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기업 최초로 전원 직접 고용된 SK 간접고용 하청노동자들이 22일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직접고용을 통해 사회적 의미를 만들겠다던 애초의 취지는 퇴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SK비정규지부)는 이날 오전 SK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현장은 저임금과 과도한 실적관리에 시달리고 있고, 자회사에 편입되지 못한 5개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이중 삼중의 착취구조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 모습(사진=희망연대노조)

    SK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5월 민간기업 최초로 간접고용 하청노동자를 전원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고,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7월 하청노동자들을 모두 편입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이 말하는 실상은 여전히 진짜사장 SK가 자회사 뒤에 숨어 노동자들의 처우와 임금 등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K비정규지부에 따르면, 홈앤서비스 노사는 9월 임단협 체결 후, 10월부턴 전국에 100개가 넘는 하청센터에서 각기 달리 지급돼온 임금을 통일하기 위한 임금TF를 진행했다. SK비정규지부는 최저임금 수준의 ‘고정급(기본급158만원+식대13만원)’과 과도한 ‘실적급’ 체계를 개선하고자 고정급 비율을 높이고 실적급을 줄이는 방안(기본급158+식대13만원+고정급42)을 제안했다. 사측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임금TFT 팀장인 회사 측 경영관리실장은 임금TF에 참석해 “쓸데없는 것을 논의해 왔다”며 임금체계 논의를 백지화했다. 또 현장 관리자들은 조합원들에게 “노조가 하는 임단협 필요 없다. 이미 직원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차등연봉제 적용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SK비정규지부는 전했다.

    “자회사보다 더 나은 혜택을 주겠다”는 말로 노동자들을 설득해 자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하청업체 5곳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SK비정규지부는 “각 하청센터는 구태를 벗지 못한 채 각종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여전히 임금체불이 만연하다. 또 현장직으로 10년 이상 일해 온 노동자를 내근직으로 발령을 내서 해고 아닌 해고를 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다. 임단협 교섭 또한 7개월이 넘도록 타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비정규지부는 “끝끝내 버틴 하청센터장들에게 재계약을 통해 중간착취를 인정한 SK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결국 진짜사장인 SK가 나서서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고 있는 행태로 인해 노동자들만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원청인 SK를 비판했다.

    이어 “SK는 하청센터와 자회사 뒤에 숨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커녕 자회사 설립을 미화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진짜사장 SK는 당당히 나서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하는 자들을 인사조치 하고 미전환 센터의 현안과 임단협에 책임 있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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