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준용 의혹 조작 안철수,
    드루킹 부풀리기 안간힘
        2018년 04월 24일 1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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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조작 의혹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대해 연일 수위 높은 정치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드루킹 사건’이 터지자마자 이미 19대 대선이 여론 조작에 의해 이뤄진 불법선거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뒤흔드는 동시에 ‘대선 불복’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이다. 이와 동시에 바른미래당은 일제히 안 후보를 “대선 불법 댓글 공작의 최대 피해자”로 만드는 데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당초 일정까지 변경해 파주에 있는 느릅나무출판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드루킹 사건 의혹 보태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 최근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의 공세가 여론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4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거짓말을 하나할 때마다 민주당 지지율 1% 올라간다. 우리는 환장한다. 이상한 현상”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드루킹과 같은 인물이 이끄는 여론조작 사조직이 다수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은 중간보스 중 하나일 뿐이고 이런 조직이 최소한 대여섯 개는 더 있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며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홍보에 필요한 기사를 여러 사람에게 보냈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한 조직에만 모든 걸 맡겼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드루킹을 모르는 척하고, 자발적인 정치 참여라고 시치미 떼지만 하루가 다르게 추악한 범죄행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드루킹을 만났나”라고 물었다.

    또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냐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제가 피해자라고 해서, 지난 대선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아니다”라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것은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범죄행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수의 사조직이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 등에 대해선 마땅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24일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드루킹은 중간보스 중 하나일 뿐이고 유사한 조직이 최소 대여섯 개는 더 있을 것이라는 말에 어떤 근거나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치조직뿐 아니라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조직은 중요한 일을 한 곳에만 의존하는 법이 없다. 항상 여러 곳에 일을 나눠주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주장인 셈이다.

    그는 또한 전날 자신의 SNS에 파주 드루킹팀 외에 광화문팀, 영등포팀, 용인팀 등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관련해 신빙성 있는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도 “이런 여러 가지 팀들이 있다는 건 세간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는 변변치 않은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없었어도 당선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결국은 문제가 되고 하야했던 이유가 결과와 상관없이 이것 자체가 심각한 범죄고 그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 자체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더 나아가 ‘드루킹 사건’을 이명박 정권에서 자행한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보다 더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국정원을 이용한 댓글사건이 문제가 됐다.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사조직을 동원해서 댓글로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보다) 훨씬 더 크고 효율적이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은 지금까지 저 밑에 있던 뉴스를 1위로 올린다든지, 관심 없는 댓글을 가장 관심 많은 댓글로 올린다든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훨씬 더 심각하게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취업 의혹 조작사건 때의 안철수는?

    ‘드루킹 사건’을 대선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하는 안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특혜취업 의혹 조작으로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당은 대선을 5일 앞둔 시점에 준용 씨의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의 증언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당시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특혜입학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었던 시점이라, 대통령 후보 아들 특혜취업 의혹은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에서 공개한 메신저 대화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 당원에 의해 모두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국민의당은 이를 ‘개인의 일탈’로 일축하며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안철수 후보는 당에서 제보 조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내놓은 지 2주가 더 지난 시점에서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는 선거의 당락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일을 벌여놓고도 “국민의당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말하며, 대선 직후 당대표로 복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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