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과 접촉 업무 특성
    택배·배달 분야 대책, 공공안전 위해 시급
    "배송 업무 가이드라인 등 포괄적인 안전 대책 시급히 마련해 강제해야"
        2020년 02월 27일 1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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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 배달, 택배가 크게 늘어나면서 배달·택배노동자들이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라이더유니온과 공공운수노조가 함께 하는 택배·배달노동자 캠페인사업단 ‘희망더하기’는 27일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 안전 위해 택배·배달 분야의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진=희망더하기

    희망더하기는 택배·배달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감염병 예방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지침’을 발표하긴 했지만 ‘고객을 응대하는 업종의 경우 자체점검, 대응계획을 수립’하라는 내용 외에 구체적인 사항은 포함돼있지 않다.

    정부의 구체적 지침이 없으니 회사 내에도 안전대책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적극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 지급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기 일쑤”라며 “배송 차량의 방역이나 배송 확인용 단말기의 소독도 기대할 수 없고, 비대면 상태의 배송이 가능한 경우에도 정해진 기준과 절차가 없어 감염 위험이 있는 곳에도 무방비 상태로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배달노동자는 확진 또는 의심 환자로 격리조치가 되면 당장 생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라이더유니온은 “의심증상이 있어 자발적인 자가격리가 필요한 라이더는 생계대책이 없어 자가격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라이더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비대면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경우엔 2주간 최저임금 수준으로 생계비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반 배달대행업체 중에도 일부에선 생계비 지원이나 마스크 지급 계획을 밝혔으나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은 ▲전면 비대면 선결제 방식 ▲하루 1개의 마스크와 충분한 손세정제 지급 ▲자가격리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2주간의 생계비 지원 ▲자발적인 자가격리자도 의심증상에 대한 병원진단이 있다면 격리기간 최저임금 이상의 생계비 지원 ▲노동부는 배달플랫폼사 및 배달대행업체가 시행해야 할 매뉴얼 배포 등을 요구했다.

    택배·집배노동자 노동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택배노동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일반마스크 정도만 지급되고 있다. 확진자나 접촉자 배송에 대한 정보취합과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업체 차원에서 일관된 안전관리 지침과 코로나19 관련 배송안내사항 등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마스크 공적 판매처로 지정된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과 택배원이 마스크를 배달해야 하지만 집배원 담당구역 내 격리자에 대한 정보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같은 기본적인 것들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집배노조는 기본적인 개인 보호장구 지급은 물론 모든 택배 물량의 전면 비대면 정책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희망더하기는 “택배·배달노동자들은 수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업무 특성상 이 노동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광범위한 지역사회 전파를 불러올 수 있다. 이들이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며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배송 업무 가이드라인 등 포괄적인 안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강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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