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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LCC 유치와 동남권 경제의 미래
    [노동자도 알아야 할 산업·경제] 지방쇠퇴, 온실가스
        2021년 05월 06일 09: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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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2월 26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동남권 신공항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신공항 건설이 장기에 걸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과제라면, 동남권이 마주한 당장의 현안이 존재한다.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통합LCC가 운영되도록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는 것이다.

    LCC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LCC(Low-cost carrier)란 에어부산과 같은 저비용항공사를 말하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FSC(Full service carrier, 대형항공사)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LCC는 1970년 미국의 Southwest Airlines이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는데, 그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단일기종 항공기를 대량 도입하여 항공기 도입 단가와 유지보수 비용을 낮춘다. 둘째, 상대적으로 한적한 제2공항을 활용하여 비교적 단거리에 해당하는 지역과 지역을 연결(point to point)하여, 항공기 운항시간을 최대한 늘인다. 셋째, FSC가 무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화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LCC는 기존 FSC보다 30∼50% 정도 낮은 요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LCC의 경우 FSC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라의 전형적인 LCC와 차이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통합 LCC에 주목해야 하는가? 대형항공사 통합에 따라 LCC 역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김해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운항하던 LCC는 에어부산이 유일했었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서 대한항공의 자회사 LCC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LCC인 에어부산·에어서울에 대한 통합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만약 3사가 통합될 경우 동북아 최대 LCC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통합 FSC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통합 LCC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지방공항이란 사실상 김해공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인천과 부산을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우선 왜 통합LCC가 동남권에 위치해야 하느냐라는 반문이 존재할 수 있다. 경제성의 논리대로라면 통합LCC는 수도권에 위치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CC의 경우만 하더라도 2019년 기준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부산보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 진에어의 매출액이나 여객 수가 더 많다. 그 이유는 단순한데 수도권이 동남권보다 인구가 훨씬 많으며, 2019년 기준 김해공항의 노선 수가 55개라면 인천공항은 257개로 김해공항의 거의 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동남권에 통합LCC를 유치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성의 논리를 넘어서는 다른 가치에 기반한다. 지역균형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수도권이 팽창하면서 대부분의 고부가가치 신산업이 수도권에 신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방이 몰락하면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민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방에 뿌리박고 살아온 거주민들에게 지역경제가 쪼그라드는 것은 생존권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측면에서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지방의 쇠퇴를 마주한 현재, 통합LCC 유치는 동남권의 입장에선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다. 항공산업이 1000명 이상 대규모 고용을 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5천만원 이상의 고연봉을 제공하면서도, 고성장을 거듭한 매우 드문 산업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주요 LCC에 해당하는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은 적어도 1,45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최하 54백만원의 평균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의 평균근속연수가 4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여수준이 최상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이 정도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신산업이 동남권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합LCC가 수도권에 위치할 경우 동남권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여러 논란이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되기로 한 상황에서 신공항을 거점으로 한 항공사가 없을 경우 동남권 신공항이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 거점공항을 갖는 항공사가 존재해야 신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장할 수 있고, 그래야만 공항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래야만 양질의 일자리가 확장될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통합LCC 본사 유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반문할 수 있다. 실제로 특정 LCC의 경우 커피 한 잔도 안되는 가격에 제주 여행을 제공할 정도로 항공업계의 상황은 좋지 않으며,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빨라도 2024년은 되어야 2019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재 항공산업이 엉망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주요국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우리의 경우에도 올해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의 침체 역시 어쨌든 회복될 것임에 틀림없다. 실제 IATA는 대면접촉이 필요 없는 화물운송의 경우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성장으로 2021년 1분기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는 악조건에서도 화물수송 특수를 활용하여 2020년 기준 2,380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이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최근 5년간(2015-2019) 국내여객은 평균 4.2%, 국제여객은 평균 10.1% 고성장을 하고 있었으며, LCC의 경우 최근 10년(2010∼2019)간 총여객이 평균 21.5%, 최근 5년(2015∼2019)간 평균 17.2% 성장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고성장을 거듭했다.

    이런 측면에서 비록 코로나19로 항공운송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은 맞지만, 항공운송산업이 갖는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되며,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한 통합LCC가 존재할 경우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되면 더 많은 양질의 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제여객 상위 10위안에 드는 나라들이 미국을 제외하면 LCC의 주요 노선인 동아시아 국가들이고, 항공기의 발전에 따라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지닌 남아시아 인도까지 LCC가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여객이 전년도에 비해 11.6%나 크게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전년도에 비해 중국은 14.4%, 베트남은 22.9%, 필리핀은 18.7%, 대만은 16.9%에 이를 정도로 이들 국가에 대한 항공여객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다른 한편, 항공산업이 갖는 산업적 측면만을 강조할 경우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항공산업을 동남권에서 확대하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강력한 반론에 직면할 수 있다. 요컨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대유행이 기후위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항공산업의 확대는 온실가스 증가를 야기하여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확산을 더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사람 1명을 1km 이동시킬 때 배출하는 항공기 온실가스 양은 자동차의 2배, 기차의 20배가 넘기 때문이다. 1인당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항공기는 부유한 사람 혹은 부자 나라를 위한 정의롭지 못한 운송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주장은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직면한 문제이다. 2015년 기준 항공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3% 정도로 낮기 때문에 특별히 항공산업만을 타깃으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항공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것은 명백한 당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수준으로 탄소배출을 동결하고, 초과량에 대해선 배출권을 구매토록 결의했는데, 2021∼2023년 시범단계를 거쳐 2027년부터는 의무화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한편으론 탄소배출량이 적은 최신 항공기를 도입하고, 항공기 정비 및 운항방법 개선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론 탄소배출이 기존 항공연료에 비해 40∼82% 정도에 불과한 바이오 항공유를 사용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기존 항공유에 비해 2∼3배에 이를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기존 항공유에 바이오 연료를 일부 섞어 운항하는 정도이다.

    궁극적으론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와 같은 친환경연료를 이용한 항공기가 개발되어야 하고, 실제 항공기 제작사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수소항공기가 실용화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ICAO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바이오 항공유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 역시 동·식물성 오일 외에도 폐목재를 이용한 방법에 이르기까지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바이오항공유를 공급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수소항공기가 등장하지 않는 한 항공기는 운송수단 중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대륙 간 이동 등과 같은 원거리 이동에 항공기 말고 다른 운송수단이 없다는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면, 육로의 경우 고속열차와 같은 운송수단을 확대하여 항공기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 대안일 것이다. 기차로 2시간 30분 이내에 있는 노선의 경우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기로 한 프랑스 하원의 4월 12일 결정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KTX가 운행되는 국내 노선의 경우 항공운송의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항공기 이용 여객이 적다. 대부분의 국내 항공노선은 철도를 이용할 수 없는 제주를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철도망이 촘촘해질수록 제주를 제외한 항공노선의 실익은 그만큼 더 없어질 것이다.

    동남권에 통합 LCC 본사를 유치하여, 동남권을 중심으로 LCC를 확장하는 것 역시 주 대상이 대륙 간 원거리 이동이며, 단거리 육상운행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철도가 촘촘해지기 때문에 항공운송이 육상운행을 대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동남권에 항공운송 산업을 확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방의 쇠퇴를 마주한 현재, 지역민이 이에 저항하는 불가피한 몸부림으로 판단된다.

    필자소개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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