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지된 것을 금지하라
    [대중음악 이야기] 금지곡들의 역사
        2021년 06월 23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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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소설 <김민수전>에 이어 영문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구구야화> 연재를 시작한 정재영 작가가 음악, 문화, 철학을 주제로 하여 부정기적 칼럼을 게재한다. 처음에는 대중음악을 주제로 하여 칼럼을 시작한다. 이번 글은 대중음악 주제 중 ‘금지곡’에 대해 썼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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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자, 신중현, 남진, 나훈아, 송창식, 양희은, 김민기. 이선희, 조영남, 김추자, 김연자. 조금 다음 세대로 가면, 서태지와 아이들. 자우림, 쿨, 에픽하이, 왁스, 윤종신, 임창정. 정말 엄청난 대중 가수들의 목록이다.

    Bob Dylan, Beatles, Deep Purple, Simon & Gurfunkel, Queen, Joni Mitchell, Prince, Guns n’ Roses, Metallica, Sting, George Michael, Def Leppard, U2. 역시 엄청난 음악인들의 목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의 정부(방송심의위원회)나 혹은 KBS가 ‘금지곡’으로 지정했던 곡들을 적어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금지곡들은, 참으로 어이없는 이유로 금지되곤 했다. 그 금지곡들이 대대적으로 ‘해금’된 것은, 1987년 8월 18일과 9월 5일이었다. 아, 6월 항쟁 세대인 나는 자부심을 느낀다. 6월 항쟁의 성과는 어쩌면 문화계에서 가장 즉각적으로 누렸던 것이었다. 그때 해금된 노래들에서 ‘누구나 알만한’ 가수들의 노래를 모아보았다.

    표: 1987년 방송심의위원회가 금지곡에서 제외한 노래들

    곡명 작사 작곡 가수 금지 사유
    차돌이 이내 몸 김민기 김민기 김민기 방송 부적
    나는 바보야 김학송 김학송 김연자 왜색
    거짓말이야 신중현 신중현 김추자 저속
    기러기 아빠 김희중 박춘석 나훈아 비탄
    바보같은 사나이 박성규 박성규 나훈아 왜색
    아 미워도 마상원 마상원 나훈아 저속
    어머님의 영광 정두수 박춘석 나훈아 왜색
    오지 않는 님 이호 나훈아 왜색
    인생은 주막 박건호 변혁 나훈아 저속
    임도 울고 나도 울고 김정호 이인권 나훈아 퇴폐
    한 여인 무인도 장경록 나훈아 퇴폐
    돈이면 최고냐 김중순 김영광 남진 불건전
    만나려고 왔는데 남진 왜색
    말없이 갑니다 고향 남국인 남진 왜색
    목포의 연가 남진 왜색
    별아 내 가슴에 박춘석 남진 표절
    비 내리는 영등포 남진 저속
    사람 나고 돈 났지 이석재 백영호 남진 저속
    설움만 더하는데 남진 왜색
    연애 0번지 남진 저속
    정말 몰라요 서유석 서유석 서유석 저속
    타박네 서유석 방송 부적
    고래 사냥 최인호 송창식 송창식 방송 부적
    쉬잇 최인호 송창식 송창식 저속
    왜 불러 최인호 송창식 송창식 방송 부적
    나는 너를 사랑해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퇴폐
    나는 몰라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부적
    뭉치자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저속
    미인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저속
    생각해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퇴폐
    설레임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저속
    저 여인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퇴폐
    할 말도 없지만 신중현 신중현 신중현과 엽전들 저속
    사랑 좀 해보자 양병집 양병집 양병집 방송 부적
    엄마 엄마 양희은 애상
    아침이슬 김민기 김민기 양희은 방송 부적
    꽃 한송이 이용일 고봉산 이미자 저속
    네온의 부르스 정두수 박춘석 이미자 퇴폐
    당신만을 사랑해 김중순 김영광 이미자 퇴폐
    동백 아가씨 한산도 백영호 이미자 왜색
    살아있는 가로수 월견초 이인권 이미자 왜색
    섬에 피는 꽃 정두수 박춘석 이미자 왜색
    아빠 아빠 우리 아빠 이미자 비참
    아빠의 이름은 백영호 백영호 이미자 저속
    엄마 잃은 철새처럼 이길현 나화랑 이미자 왜곡
    에밀레종 김문응 고봉산 이미자 왜색
    영산포 아가씨 반야월 고봉산 이미자 왜색
    유달산아 말해다오 고봉산 고봉산 이미자 표절
    임 떠난 진부령 이미자 왜색
    종로 아가씨 이미자 저속
    버림받은 꽃 박영신 이선희 저속
    그건 너 이장희 이장희 이장희 저속
    밤, 바람, 마음 이장희 강근석 이장희 방송 부적
    한 잔의 추억 이장희 이장희 이장희 퇴폐
    불꽃 송창식 송창식 정미조 방송 부적
    새야 울지마라 인성 배상태 조영남 품위 없음

    금지곡의 수는 음악인의 위대함을 반영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레지의 여왕’이며 한국 가요계를 빛낸 최고의 가수 중 한 명인 이미자가 영광의 1위이다(14곡). 2위는 남진(9곡), 3위는 나훈아(8곡)와 신중현과 엽전들이다. 한국 트로트계 최고의 남자 가수인 남진과 나훈아는 금지곡 순위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역시 우리 신중현 님이 빠질 수 없다. 사실 작사, 작곡으로 참여한 곡들까지 따지면, 신중현이 독보적인 존재이다. 이 목록에 없는 김정미, 장미리, 김명희, 지현의 노래와 목록에 있는 김추자의 노래까지 다 합치면, 신중현 작곡의 금지곡들은 총 19건이었다.

    사유별로 살피면 상당히 재미있다. 먼저 ‘방송 부적’을 보면, 김민기의 <차돌이 이내 몸>, 서유석의 <타박네>, 송창식의 <고래 사냥>, <왜 불러>, 양병집의 <사랑 좀 해보자>, 김민기 작사 작곡 양희은 노래의 <아침 이슬>, 이장희의 <밤, 바람, 마음>, 송창식 작사 작곡 정미조 노래의 <불꽃>이 있다. 유신과 전두환 정권이 좋아하지 않았을 노래들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노래들의 공통점은 ‘가사깨나 쓴다는’ 이들이 썼다는 점이다. 김민기, 양병집, 이장희는 다들 위대한 작사가들이었고, 송창식의 금지곡들은 대개 소설가 최인호가 작사한 것이었다. 서유석의 <타박네>는 구전되던 노래였다.

    그 외에는 저속, 왜색, 퇴폐가 대부분인데, 그 범주가 아닌 노래들이 몇 곡 있다. 나훈아의 <기러기 아빠>는 비탄, 양희은의 <엄마 엄마>는 애상, 이미자의 <아빠 아빠 우리 아빠>는 비참을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유신 시대와 전두환의 시대에는 엄마 아빠 생각을 하면서 슬픔에 잠기거나 눈물을 흘리는 것도 ‘금지’되는 일이었다. 그러했던 유신 시대의 수장을 ‘반신반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존재한다. 하.

    또 하나의 유일하게 한 곡만이 분류되는 속하는 범주는 ‘불건전’인데, 그 곡은 남진의 <돈이면 최고냐>였다. 남진은 돈 얘기를 다른 곡에서도 하는데, 그 노래는 <사람 나고 돈 났지>이다. 이 노래는 ‘저속’하다고 금지곡이 되었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고 말하는 것은 저속한 일이라는 것이다. 1970년대 한국을 ‘식민지 반봉건 사회’라고 규정했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한국은 돈이 지배하는 사회, 자본주의 사회였다. 그리고 그것을 비판하는 약간의 느낌만 있어도, 불건전하고 저속하다고 그 사회의 문화검열관들은 판정했던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사용된 사유는 ‘품위 없음’이다. 조영남의 <새야 울지 마라>가 그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너무나 궁금하여 그 노래 가사를 찾아보았다.

    꽃 진다 서러 마라 새야 서러 마라
    바람에 휘날리는 꽃의 탓이 아니더라
    나는 간다 나는 간다 훨훨 날아 나는 간다
    오고 가는 봄 봄마다 내 청춘을 멈추면은
    그 무엇 소용 있나 새야 새야 울지 마라
    새야 새야 울지 마라.

    그자들, 즉 검열관들은 꽃이 지는 것, 새가 서럽게 우는 것, 청춘이 훨훨 날아가는 것, 봄이 오는 것, 이 모든 것들을 ‘불온’하게 여긴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좀 그러니까, 그리고 퇴폐, 저속, 왜색 등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기도 좀 그런 가사니까, 품위가 없다는 말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물론 2010년대 이후 조영남이 품위 없는 행동을 좀 하기는 했지만, 1970년대의 조영남은 훌륭한 음악인이었다.

    금지곡들의 제목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을 살펴보자. 엄마, 어머님, 아빠 등이 등장하는 금지곡들이 여섯 건이다. 아가씨가 세 번 등장하는데, 모두 이미자의 노래이다. <동백 아가씨>, <영산포 아가씨>, <종로 아가씨>가 금지곡 ‘트리플 크라운’을 획득했다.

    이미자의 <꽃 한 송이>는 저속해서, <섬에 피는 꽃>은 ‘왜색’으로, 이선희의 <버림받은 꽃>도 저속해서, 금지곡이 되었다. 만주군 장교 출신이며 술 마실 때는 일본말로 대화하곤 했고, 불렀던 노래도 주로 일본 노래였다던 박정희의 졸개들은 왜 그리 ’왜색‘ 판정을 많이 내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 이해된다. 수장이 왜색을 띠고 있는 것을 감추고자 “우리는 왜색, 일본의 색깔을 싫어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던 것으로 추정한다.

    몇 곡의 아주 유명한 노래들이 금지곡이 된 이유를 살펴보자. 송창식의 <왜 불러>는 긴급조치 9호로 금지곡이 됐다. 제목이 “반말투이고 반항적 정서를 일으킨다.”라는 이유였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 삽입곡인 이 노래는 경찰들의 장발 단속에 쫓긴 젊은이들이 달아나는 장면에서 흘러나와 정부의 미움을 샀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래사냥>은 포경수술을 연상시키고 허무주의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이 노래는 전두환 정권 때 금지곡이 되었다. 80년대 대학생들이 술자리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집회에서도 부르던 노래였기 때문에 전두환 밑에 있던 이들은 이 노래를 싫어했을 것이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자꾸 “거짓말이야.”라고 하는 것이 ‘건전한 사회 분위기’를 해친다며 금지했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는 “그럼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거냐?”는 유신 정권 졸개들의 판단으로 금지되었다.

    2000년대에는 금지곡은 사라졌지만, KBS 등의 방송국이 자체적으로 방송 부적격 곡을 선정하거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유해 매체로 지정하는 곡들이 있다. 백지영의 ‘사랑 안 해’는 저출산을 조장하고 결혼하지 않는 여성을 양산할 것이라는 이유로 규제되었다. 자우림의 ‘일탈’은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립쇼를~”이란 가사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은 제목에 소주란 단어가 들어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친다며 금지곡이 됐다. 정말 이 세상에는 대가리 속에 마요네즈만 들어있는 자들이 많다.

    물론 적절한 규제도 있다. KBS가 흑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힙합 가수들의 음악을 방송 부적격으로 판정한 것은 올바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논의되고 있는 ‘차별 금지법’과도 관련되는 얘기일 것인데, 인종, 지역, 성,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타인을 비하하는 노래들이라면 그것은 규제되어야 마땅하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시대에는 국내 가요만 금지되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 금지곡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비틀즈의 금지곡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곡명 금지 사유
    Norwegian Wood 외설적 가사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환각적
    A Day in the Life 환각적
    Magical Mystery Tour 환각적
    I am the Walrus 환각적
    Revolution ‘혁명’이라는 단어
    Back in the USSR ‘소련’이 제목에 등장
    The Ballad of John and Yoko ‘젠장(Christ)!’이라는 가사 등장

    <Norwegian Wood>는 역사상 가장 엄청난 오역 중 하나를 불러온 노래이다. 이 노래와 연관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제목이 <노르웨이의 숲>이다. 한국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나중에 <노르웨이의 숲>으로 재출간된 이 책의 제목은 wood와 woods의 차이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wood에도 숲이란 뜻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면 절대 ‘숲’으로 번역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노르웨이산 가구>가 정확한 뜻이며, <노르웨이산 재목(材木)>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 노래가 외설적 가사 때문에 금지곡이 되었다니. 외설은 없다. 약간 당황스럽게 만드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Norwegian Wood

    I once had a girl
    Or should I say she once had me
    She showed me her room
    Isn’t it good Norwegian wood?

    나에겐 한때 여자애가 있었어.
    혹은 걔한테 내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걔는 나에게 자신의 방을 보여주었어.
    그거 좋은 노르웨이산 가구 아냐? (이렇게 남자가 물었다.)

    She asked me to stay
    And she told me to sit anywhere
    So I looked around
    And I noticed there wasn’t a chair
    I sat on a rug biding my time
    Drinking her wine

    걔는 내게 머물라고 했고,
    아무 데나 앉으라고 했어.
    그래서 둘러보았는데
    의자가 없다는 것을 느꼈지.
    나는 걔의 와인을 마시면서
    양탄자 위에 앉아 때를 기다렸어.

    We talked until two and then she said
    “It’s time for bed”
    She told me she worked
    In the morning and started to laugh

    우리는 두 시까지 얘기했고, 그리고 걔는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말했어.
    걔는 아침에 일한다고 말하고는
    웃기 시작했어.

    I told her I didn’t
    And crawled off to sleep in the bath

    나는 걔한테 나는 아침에 일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자기 위해 욕조로 기어갔어.

    And when I awoke I was alone
    This bird had flown
    So I lit a fire
    Isn’t it good Norwegian wood?

    내가 깨어났을 때 나는 혼자였어.
    이 새(여인)는 이미 날아가 버렸어.
    그래서 나는 불을 붙였어.
    좋은 노르웨이산 가구 아니겠어?

    밤에 여자친구가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고, (성적인 사랑을 나눌) 때를 기다렸는데, 그 친구는 아침에 일해야 한다며 혼자 자겠다고 했고, 그 남자는 욕조에 들어가서 잠을 잤다. 이 실망감은 엄청났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더니 그 여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여성이 그를 두고 출근했다고만은 보기 어렵다. 둘의 관계는 끝난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This bird had flown.”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과거완료 시제이고, 과거완료 시제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 어떤 결과가 고정되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즉, 이 새는 날아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남자는 좋은 노르웨이산 가구에 불을 지른다. 어찌 보면 무서운 이야기이다. 헤어지자고 요구하면 폭력을 가하는 남성들 얘기가 뉴스에 나온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이 노래는 전혀 외설적이지 않다. ‘엽기적’이라고 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많은 음악 평론가들이 20세기 최고의 음반으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페퍼 병장의 고독한 사람 클럽 밴드)>는 사이키델릭 록이라고 불리는, 마약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음악 장르를 대표하는 앨범 중 하나이다.

    ser·geant [sάːrdʒənt]는 많은 경우 ‘상사’라고 번역되었었는데, 병장이 가장 비슷한 뜻이라고 한다. (출처: 옥스퍼드 영한사전) 발음에 주의해야 할 단어이다. er이 [ar]로 발음되는 특이한 경우이고, 미국인들은 대개 싸지[sάːrdʒ]라고 줄여서 말한다. lonely hearts club은 이성 친구가 없는 이들이 이성 친구를 구하기 위해 가곤 했던 1960년대 영국의 클럽이었다고 한다.

    이 앨범의 두 곡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와 <A Day in the Life>가 금지곡이었다. 전자는 소문자로 표시된 전치사와 관사를 빼고 명사들의 앞글자만 따면 LSD가 된다. 마약의 일종이다. 존 레논은 그것을 부인했지만, 나중에 맥카트니는 자신들이 당시 마약에 빠진 상태로 많은 곡들을 썼다고 고백했다. 환각적이어서 금지했다는 당국의 말이, 말이 되어 보인다. 하지만 그 노래를 듣고 마약을 생각하거나 환각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고, 몽환적이라는 것이 금지곡의 사유는 될 수 없다.

    <A Day in the Life>는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음악이다. 내가 하는 말은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다. 들어보시라.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영상 링크)

    이번에는 역사적 의미 혹은 음악적 의미를 지닌 금지곡들이다.

    음악가 곡명 동영상 링크
    Bob Dylan Blowing in the wind https://www.youtube.com/watch?v=G58XWF6B3AA
    Joan Baez We shall overcome https://www.youtube.com/watch?v=nM39QUiAsoM
    Deep Purple Child in time https://www.youtube.com/watch?v=OorZcOzNcgE
    Queen Bohemian Rhapsody https://www.youtube.com/watch?v=fJ9rUzIMcZQ
    Prince Let’s go crazy https://www.youtube.com/watch?v=igYpWqe3s6U
    Sting Russians https://www.youtube.com/watch?v=wHylQRVN2Qs
    U2 Red Hill Mining Town https://www.youtube.com/watch?v=yLvpZwN9Oko

    Bob Dylan의 <Blowing in the wind>는 한국에서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번안되어 불렸다. 다음 링크에서는 송창식과 윤형주의 트윈 폴리오가 그 노래를 부른다.(영상 링크)

    Joan Baez의 <We shall overcome>은 직역되어 한국에서 불렸다. <우리 승리하리라>는 레디앙 독자들은 대부분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

    Deep Purple의 <Child in time>은 사랑을 전쟁에 비유한 불건전한 내용이라고 하여 금지되었다.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와 함께 그룹의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였던 이 노래를 한국인은 정상적 경로로 구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빽판’이라고 불리던 불법 음반은 세운상가과 광화문의 몇몇 레코드점에서 구할 수 없었고, <김민수전>의 배경 중 하나였던 모 고등학교의 방송반 학생들은 이 노래와 퀸의 <Bohemian Rhapsody>를 일주일에 한 번은 점심시간에 틀었다.

    퀸의 이 노래에 대해서는 구구하게 할 말은 없다. “Mama, just killed a man.”으로 시작했던 이 노래는 사람을 죽이는 내용 때문에 금지곡이 되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Prince는 한국에서 매우 저평가되고 있는 음악인인데, 그는 어떤 곡들은 보컬,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을 혼자 녹음할 정도의 연주력을 지니고 있었고, 특히 기타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로 평가된다. 그는 시나 이스턴, 뱅글즈, 시네이드 오코너, 샤카 칸 등의 음악을 작사 작곡해주었을(남자에게 준 곡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도로 뛰어난 작곡가였다.

    <Purple Rain> 앨범의 두 번째 빌보드 1위 싱글이었던 이 노래 <Let’s go crazy>는, 금지곡이었던 관계로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낮은데, 경쾌한 록 음악이다. 링크는 그가 이 노래가 히트한 지 30년 후였던 2014년 곡을 걸었다. 느리게 편곡하여 여성 밴드와 함께 공연하였던 이 56세의 음악인은 여전히 엄청나게 기타를 잘 쳤다. 그는 그 공연이 있었던 2014년의 다음다음 해에 죽었다. 그의 죽음의 원인 중 하나는 평생 하이힐을 신고 공연했다는 점이었다고 의사들이 판단했다. 그의 키는 160cm가 되지 않았었다.

    Sting의 <Russians>는 가사와 아무 관련 없이, 순전히 제목 때문에 금지곡이 된 노래이다. 비틀즈의 <Revolution>이 그랬듯이. U2의 <Red Hill Mining Town>은 금지곡이 된 이유가 제목에서 보이지 않을까? <붉은 언덕의 광산촌>은 문화검열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두 가지, 붉은색과 노동자를 다 지니고 있다. 어찌 금지하고 싶지 않았을 것인가?

    글을 쓰다 보니, 금지곡만 모아서 공연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역시 그런 공연은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되었었다. 금지곡만 모아놓은 동영상도 있다. 금지곡을 지정한 것은 비극이었지만, 그 조치는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음악을 찾아 헤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저항하게 만들었다.

    필자소개
    정재영(필명)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이다. 저서로는 「It's not Grammar 이츠낫 그래머 」와 「바보야, 문제는 EBS야!」 「김민수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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