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구야화-⑨ ‘분사’
    명사 수식과 보어 역할
    [영문법 소설] 열한 번째 밤 이야기
        2021년 07월 21일 01: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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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야화-⑧ 부정사의 부사적 용법

    열한 번째 밤
    명사를 꾸미는 분사, 보어 역할을 하는 분사

    왕은 복습하며 혼자 앉아있다가 생각에 잠겼다. “왕이 노예 소녀와 결혼했다.”라는 말을 들은 제이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 제이드가 들어와 인사를 했다. 인사를 나눈 제이드는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분사를 배웁니다. 분사는 동사를 변형시켜 형용사적 역할을 하는 거예요.”

    왕이 그 얘기를 듣더니 약간 생각하다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to 부정사로 형용사적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왜 분사라는 것이 필요한 거냐?“

    “음, 의미상의 차이가 있어요. A job to do. 이러면 뜻이 뭐죠?“

    “할 일이지.“

    “‘할 일’이라는 말은 결국 ‘아직 하지 않은 일’이라는 의미이고, 결국 미래의 의미예요. 또 하나 예를 들어볼게요. A man to be executed. 무슨 뜻이죠?“

    “처형당할 남자. 역시 미래적인 의미가 있네. 내가 해볼게. I am the man to marry, 아니 다시. to save the world. 나는 이 세상을 구할 사람이다. 역시 미래적인 의미가 있구나.“

    제이드는 왕이 “I am the man to marry you.”라고 말할 뻔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금 불안해졌다. 권력자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는 불안했다. 그는 불안감을 감추며 말했다. “예, 그래요. 부정사는 전에도 말했지만, 미래지향적 성격이 있어요. 그래서 명사를 꾸밀 때도 미래적인 뉘앙스를 갖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할 무언가’라는 말을 쓸 때도 있지만 ‘~하고 있는 무언가’라든가 ‘~한 무언가’같은 말을 써야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분사가 필요해요.”

    “그렇구나.”

    “현재분사와 과거분사 만드는 법은 아시죠?”

    “현재분사는 동사에 ~ing를 붙이는 거니까 모양은 동명사와 같지. 과거분사는 동사에 ~ed를 붙이거나 골치 아프지만 외워야지.”

    “예, 불규칙동사들은 외워야지요. 형식은 아시니까 되었고, 의미를 얘기할게요. 현재분사는 능동 또는 진행의 의미, 과거분사는 수동, 혹은 완료의 의미. 먼저 이걸 해볼게요. 개 한 마리가 짖고 있다.”

    “A dog is barking.”

    “예, 그것을 ‘짖고 있는 개’로 바꾸는 겁니다. a barking dog. 그러면 ‘한 소녀가 춤추고 있다’와 ‘춤추는 소녀’를 만들어 보세요.”

    “A girl is dancing. a dancing girl.”

    “그래요. dance는 여기서 자동사이고, 그래서 자동사의 현재분사 dancing은 진행을 의미하게 됩니다. 하나의 예만 더 들어보세요.”

    “A baby is sleeping. a sleeping baby.”

    제이드가 왕을 칭찬하며 말했다. “Excellent. 예들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사의 현재분사는 ‘~하고 있는’의 의미, 즉 진행의 뜻을 가집니다. 이번에는 타동사로 넘어갈게요. The movie interests me. An interesting movie.”

    “그 영화가 나를 흥미롭게 했다. 흥미로운 영화.”

    “예 맞습니다. 그런데 직역을 하면 ‘흥미로운 영화’는 ‘흥미롭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movie는 ‘흥미롭게 만드는 주체’이고요, 그래서 능동의 뜻을 가져요.”

    “또 다른 예를 들어다오.”

    “The news surprises me. a surprising news.”

    “그 소식이 나를 놀라게 만든다. 놀라운(놀랍게 만드는) 소식.”

    “맞습니다. 이렇게 타동사의 현재분사는 ‘대상에게 어떤 작용을 가했다는 의미’, 즉 능동의 뜻을 가져요. 이번에는 과거완료 얘기로 넘어가요.”

    “우리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하자.”

    왕은 시종을 불러 커피를 가져오게 했다. 커피를 마시며 제이드가 말했다. “A drowning man will catch at a straw.라는 속담 들어보셨어요?”

    “응, 들어봤지. 물에 빠지고 있는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했다는 말이지.”

    “그게 중요해요. 만약 물에 완전히 빠졌다면 지푸라기를 잡으려 할 수도 없겠죠?“

    “은근슬쩍 수업을 재개하네. 그거야 그렇지.“

    “a drowning man은 지금 물에 빠지고 있는, 허우적거리는 사람이에요. a drowned man은 물에 완전히 빠진 사람이죠. 즉 완료의 개념이에요.“

    “물에 완전히 빠진 남자라. 죽겠군.“

    “그런데 사실 왱어에서는 그런 말은 잘 안 써요.“

    “잘 안 쓰다니?“

    “a drowned body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익사체’죠.“

    “그렇구나. 또 다른 예가 있니?“

    “가장 흔히 드는 예가 나뭇잎이에요. falling leaves라는 말은 잘 쓰지 않지만, 굳이 쓴다면 지금 떨어지고 있는 나뭇잎들이겠죠. fallen leaves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떨어진 나뭇잎들’, 즉 낙엽이라는 뜻이죠.“

    “낙엽, 고독. 남자의 계절, 가을.“

    “안 어울리시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이 일어나 옷깃을 세우며 말했다. “고독하다. 쓸쓸하다. I need someone to lean. 나는 기댈 누군가가 필요해.“

    제이드가 웃으며 말했다. “땡. 틀렸어요. I need someone to lean on.이에요. 누군가에게 기대다는 lean on someone이라고 하거든요. Lean on me라는 노래도 있잖아요.“

    “제이드, my Jade. 너는 분위기를 깨는 데 소질이 있구나.“

    “죄송하옵니다, 폐하. 그런데 모든 자동사가 과거완료로 쓰여서 명사를 꾸미지는 않아요.”

    “그게 무슨 얘기냐?”

    “‘서 있는 사람’는 가능하겠죠?“

    “그렇겠지. a standing man“

    “그런데 ‘완전히 다 선 사람’이나 ‘서 있는 것이 완료된 사람’이라는 말은 가능한가요? 어색하죠?“

    왕이 혼자서 웃었다.

    제이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웃으세요?“

    왕이 계속 웃으며 말했다. “아니다. 그래 어색하구나. ‘앉아있는 것이 완료된 사람’도 어색하고.“

    “예, 그래서 모든 자동사의 과거분사가 명사를 꾸미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그런 자동사들은 과거분사가 있어 봐야 의미가 없겠네.”

    “아닙니다. 현재완료나 과거완료 시제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아, 그런 게 있었지.”

    제이드가 공책을 넘기더니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번에는 타동사의 과거완료 얘기를 해볼게요. 수동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A man was surprised. a surprised man.“

    “한 남자가 놀랐다. 놀란 남자.“

    “A man was exhausted. an exhausted man.“

    “한 남자가 지쳤다. 지친 남자.“

    “이번에는 폐하께서 해 보세요.“

    “A girl was wounded. a wounded girl. 어떤 소녀가 상처를 입었다. 상처 입은 소녀.“

    제이드: 예, 잘 하셨습니다. 제가 기억하시기 편하게 표를 만들었어요.

    분사의 의미

    제이드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럼 이번에는 분사들의 용법을 공부해 보겠습니다. 먼저 앞뒤의 명사를 수식하는, 제한적 용법이 있어요. 이런 경우 어순을 눈여겨보셔야 해요. 분사가 혼자 사용되는 경우에는 명사 앞에 쓰지만, 다른 것이 함께 쓰이면 뒤에서 수식합니다. a surprised man. a man surprised at the news. a wounded girl. a girl wounded by a knife. 이런 식으로요.“

    왕이 말했다. “혼자 있을 때는 앞에서, 다른 말이 붙을 때는 뒤에서. 알겠다.“

    “한 번 예를 들어보세요.“

    “a sleeping baby. a baby sleeping on the bed.”

    제이드가 이야기를 재개했다. “분사는 서술적으로 쓰일 수도 있어요. 분사는 일종의 형용사라고 해도 됩니다. 일반적인 형용사가 그러하듯, 분사도 명사를 직접 꾸미는 용법과 보어로서 쓰이는 서술적 용법이 있어요. 그 방은 변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 왱어로 해 보세요.“

    “The room remained unchanged. 맞지?“

    “와, 주격보어와 쓰이는 동사들 잘 기억하셨네요. 그 소녀는 노래를 부르며 앉아있었다.“

    “The girl sat singing a song.“

    “잘 하셨어요. 그 남자는 소녀들에 둘러싸인 채로 앉아있었다.“

    “완전히 내 얘기네. ㅎㅎ. The man sat surrounded by girls.“

    “예. 그럼 이제 목적 보어로 쓰이는 분사 부분으로 넘어갈게요.“

    “그거 배우다 말았잖아.“

    “배우다 말았으니 오늘 배워야죠. 분사는 목적 보어로도 쓰입니다.”

    왕은 약간 지겨운 듯 어떻게 화제를 바꿀까를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제이드, 어떻게 하면 어마마마를 설득해서 결혼을 미룰 수 있을까?”

    제이드가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너는 똑똑하잖아. 무슨 방법이 있을 텐데.”

    제이드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하긴 저는 인류의 역사상 두 번째로 사악했던 나라 출신이니 무언가 방도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라. 일위는 그럼 도이철란트?”

    “예, 그 채플린 싸구려 버전은 참으로 사악했지요.”

    왕은 또다시 제이드에게 반했다. 어쩜 이리 말을 잘 한단 말인가.

    왕의 그에게 반해 몽롱해진 눈빛을 제이드는 졸린 것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왕에게 “폐하. 지루하신 것 같으니 제가 다른 얘기를 하나 해드릴까요?”라고 말했다.

    “그래, 해 보거라.“

    “제가 시 한 수 읊어드릴게요.“

    “시보다는 재미있는 얘기가 더 나을 것 같은데.“

    “짧고도 좋은 시니까 한 번 들어보세요. 해석하기도 별로 안 어려워요.”

    제이드가 시를 공책에 적어 왕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시를 낭송했다.

    Wine comes in at the mouth,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my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왕이 해석해 보았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그것은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진실로서 알게 될 모든 것.
    나는 잔을 들어 입에 대고,
    당신을 바라보고, 한숨짓는다.

    왕은 감탄한 듯 말했다. “와, 이 시 죽이는데. 이거 누가 지은 거니?“

    “예이츠라고요, 아일랜드 출신 시인이에요.“

    “좋은데, 사랑밖엔 난 몰라 이래로 최고로 감동적인 시군. 제목이 뭐냐?“

    “A Drinking Song입니다. 국어로 하면 ‘음주가’ 정도이죠.“

    “갑자기 한 잔 땡기는구나. 허허.“

    “공부하셔야죠.”

    “음주 분위기 만든 것은 너 아니냐?“

    “저는 왱어 학습의 동기 부여를 위해 그 시를 읊어드린 거예요.“

    “알겠다. 그 시인 인생을 아는 사람이군. 술잔을 들고 그대를 바라보며 한숨짓는다. 이거 정말 예술인데.”

    “술 대신 예술을 느끼셨으니 이제는 공부하셔야죠.“

    “오우, 놀라운 언어의 향연. 어떻게 모국어가 아닌 말로 그렇게 말장난까지 할 수 있지?“

    “저처럼 열심히 공부하시면 됩니다.

    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야지. 열심히 해보자꾸나.“

    “당신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왱어로 만들어 보시죠. 힌트는 You make me sad.입니다.“

    “간단하지. You make me tire…. 어떻게 해야지?“

    “‘내가 피곤하다’는 ‘I am tired.’인가요? 아니면 ‘I am tiring.’인가요?

    “OK. You make me tired.“

    “You가 아니라 me가 tired한 거죠?“

    “그렇지. 그러니까 목적 보어겠구나.”

    “예, 그럼 이걸 해보시죠. 계속 문을 잠가 놓아라.“

    “이번에는 힌트 없니?“

    “keep.“

    “Keep the door locked.“

    “맞아요. lock은 ‘잠그다’의 뜻이니까 문의 입장에서는 잠겨지는 대상이죠. 이 경우 과거분사가 보어가 되죠. 지금까지 보신 것처럼 분사는 서술적인 용법으로, 즉 주격보어나 목적 보어로 쓰입니다.”

    제이드가 이야기를 멈추고 다시 노트를 보여주었다.

    제이드의 노트

    지각동사와 사역동사

    1) 지각동사와 함께 쓰이는 목적보어

    I saw her dance.
    I saw her dancing.
    I saw Jim kill Jane.
    I saw Jim killing Jane.
    I saw Jane killed (by Jim).

    2) 사역동사와 함께 쓰이는 목적보어

    I made her do the job.
    I made the job done.
    I had the barber cut my hair.
    I had my hair cut (by the barber).

    제이드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각 동사는 세 가지 형태를 보어로 취합니다. 먼저 원형 부정사, 그리고 현재분사, 과거분사. I saw the girl dancing. 이 문장을 해석하고, 설명도 해 보세요.“

    “나는 그 여자애가 춤추는 것을 보았다. 여자애는 춤추는 주체이고 춤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테니까 현재분사 보어.“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무서운 예를 들게요. 나는 Jim이 Sally를 죽이는 것을 보았다. I saw Jim kill(killing) Sally. 지각 동사의 목적 보어로는 이런 경우 현재분사도 쓸 수 있고, 원형도 쓸 수 있어요.“

    “예전에 가르쳤던 노예는 원형을 강조하던데.“

    “물론 원형 쓸 수 있는 것 맞아요. 하지만 좀 더 생생하게 말할 때는 현재분사를 쓰죠. 그런데 Jim이 Sally를 죽였죠. 그러니까 Jim이 kill 동사의 주체입니다. 맞습니까?“

    “맞지.“

    “그럼 이번에는 see 동사의 목적어를 Sally로 바꾸어 같은 얘기를 하겠습니다. I saw Sally by Jim. 자, 빈칸에는 어떤 말이 들어가야 하죠?“

    “Sally는 죽임을 당한 거니까, 수동이네. 알겠다. killed.“

    “예, 맞습니다. 그렇게 세 가지가 모두 목적 보어로 쓰일 수 있는 동사들이 지각 동사죠.”

    제이드는 잠깐 쉬자고 말하고 물을 마셨다. 왕도 물을 마신 후 물었다. “이제 사역동사 얘기만 하면 오늘 내용은 다 되는 거지?“

    “그래요. 분사는 사역동사라고 하는 것과도 함께 쓰여요. 하지만 이 경우에는 과거분사만 쓰입니다.“

    “사역동사는 make, let, 그리고 또 뭐지?“

    “have까지 세 가지만 아시면 됩니다. 세 동사는 모두 ‘시키다’는 기본적인 뜻을 갖기 때문에 ‘사역’동사라 불리는데, 목적 보어로 동사의 원형을 쓴다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런데 동사의 원형은 동사와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기 때문에 ‘원형 부정사’라고 불러요. to 부정사와 형태는 다르지만, 보어로 쓰인다는 유사성이 있는 것이지요.“

    “알겠다. 그런데 그 세 동사는 모두 동의언가?“

    “뜻은 약간씩 달라요. make는 강제성이 강하고, let은 허용해 준다는 의미가 크죠. have는 경제생활과 관련해서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사진사에게 사진을 찍게 했다든가 짐 운반하는 사람에게 짐을 옮기게 했다든가 이런 경우들에 많이 쓰입니다.”

    “Father made me stay at home.”

    “아버지는 내가 집에 있게 시켰다. 음, 강제성이 있군.“

    “Mom let Sally use her perfume.“

    “어머니는 샐 리가 자기 향수를 쓰는 것을 허용했다. 강제로 향수 쓰라고 한 것은 아니겠지. 그러니까 ‘허용’의 의미구나.“

    “She had the porter carry her bags.“

    “그 여자는 그 짐꾼이 자신의 가방들을 운반하게 시켰다. 이건 강제도 아니고 허용도 아니네.”

    “그런데 이렇게 원형 부정사를 쓰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특히 have 동사 관련해서는 이런 용법을 자주 씁니다. She had her bags carried by the porter.“

    “그 여자는 그 가방이 운반되게 했다. 가방은 운반의 주체가 아니라 운반되는 것이니까 과거분사를 쓰는구나. 수동의 의미이니까.“

    제이드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다 했어요. 정리해볼게요. 분사는 명사를 앞뒤에서 수식하는 용법으로도 쓰이고, 서술적으로 보어로도 쓰입니다.“

    “그런데 왜 지각 동사와 사역동사는 다른 5형식 동사들과 분리해서 가르치는 걸까?“

    “문을 계속 열어놓아라.“

    “갑자기 왜 그래?“

    “왱어로 해 보세요.“

    “Keep the door open.“

    “문을 계속 잠가 두어라.“

    “Keep the door locked.“

    “이런 경우 open과 locked, 즉 형용사와 분사는 같은 역할을 하죠.“

    “그렇지.“

    “Let him come in. Let her red.“

    “두 번째 문장은 틀린 문장이네. 아, 사역동사에서는 일반적인 형용사 보어는 못 오는구나.“

    “지각 동사로 예를 들어보세요.“

    “I saw her dancing. I saw her blue. 역시 뒤의 문장은 틀리네.“

    “예, 지각 동사와 사역동사는 분사는 목적 보어로 취하지만, 일반형용사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목적 보어를 배울 때와 분리해서 오늘 공부를 한 것이지요.“

    “고맙다. 이제 왱어를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제이드가 숙제를 왕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오늘 수업은 이것이 끝입니다. 사실 분사의 용법 중 오늘 다루지 않은 것이 있긴 해요. 분사구문이라는 것인데 구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으니까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할게요.”

    “구어?”

    “문어의 반대말이죠. 실제로 우리가 말을 할 때 쓰는 표현이요.”

    “그러니까 대화를 할 때는 분사구문이라는 것은 잘 안 쓴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참고서들은 그거 굉장히 강조해요.”

    “왜 그렇지?”

    “고려국의 참고서들이 굉장히 문어적인 경향이 크거든요.“

    “교육 분야도 개혁해야 하겠군. 걱정이다. 할 일이 산더민데 교육까지 문제라면.“

    “폐하 많이 피곤하시겠습니다. 국사가 하도 복잡하여.“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느냐? 확 공화국으로 바꿔버릴까?“

    “예? 그런 얘기 꺼내면 사형당하지 않나요?“

    “왕이 아닌 이들이 그런 얘기를 하면 사형이지만 내가 하면 괜찮지 않겠느냐?”

    “예.“

    “농담이고, 암튼 수고했느니라. 오늘 밤에 또 보자꾸나.“

    “예, 폐하.”

    왕은 노예가 존재하지 않는 공화국을 그려보았다. 공화국에서 자신의 지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나는 이 노예와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

    왕은 <사랑밖엔 난 몰라>(링크)를 들으며 사랑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했고, 이어서 총알에 맞아 세상을 떠났던 그의 할아버지, <그때 그 사람>을 생각했다. 욕망과 정치는 연관되어 있고, 그것은 가끔은 죽음을 불러오기도 한다. 왕은 자신이 제이드 덕에 어른이 되고 있지만, 그 덕에 고뇌에 빠지고 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이드의 요점 정리 노트

    1. 분사의 의미
    구분 자동사 타동사
    현재분사 진행 a sleeping baby 능동 a surprising news
    과거분사 완료 fallen leaves 수동 a wounded animal
    1. 분사의 명사 수식 용법

    1) 혼자 쓰이면 앞에서 명사를 수식

    a dancing girl
    a wounded animal

    2) 다른 성분들과 함께 쓰이면 뒤에서 명사를 수식

    a man standing at the corner 모퉁이에 서 있는 남자
    a world gone with the wind 바람과 함께 사라진 세계

    1. 보어로 쓰이는 분사

    1) 주격보어로

    Jane sat reading a book. 제인은 책을 읽으며 앉아있다.
    The building remained unchanged. 그 건물은 변화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He looks tired. 그는 피곤해 보인다.

    2) 목적 보어로

    Keep the fire burning. 그 불이 계속 타오르게 해라.
    I saw the girl standing there. 나는 그 소녀가 거기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I had my bag stolen. 나는 가방을 도난당했다.

    1. 사역동사

    1) 의미 정리

    make 강한 의미의 ‘시키다’ 강제성이 있는 경우에 많이 쓰임
    The teacher made the boys stop the noise. 그 선생님은 아이들이 소란을 멈추게 했다.

    let 허용이나 허락의 의미가 강함
    He passed the test, so his mother let him watch TV. 그가 시험에 통과했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그가 tv를 보는 것을 허용했다.

    have 원래 자신의 역할을 하게 시킬 때 많이 쓰임
    She had the hairdresser cut her hair. 그 여자는 미용사가 자신의 머리를 자르게 했다.

    2) have 동사와 과거분사의 사용

    사역동사 have는 원형 부정사를 목적 보어로 취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과거분사가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아울러 have 목적어 과거분사 구문은 ‘시키다’의 뜻뿐 아니라 ‘당하다’의 의미도 있다.

    He had the barber cut his hair.
    He had his hair cut(더 흔히 사용되는 형태).
    He had his purse stolen. 그는 지갑을 도난당했다.

    필자소개
    정재영(필명)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이다. 저서로는 「It's not Grammar 이츠낫 그래머 」와 「바보야, 문제는 EBS야!」 「김민수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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