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사고' 때문에
    노사정 대화 안돼 유감?
    경찰의 과잉진압...대화 기조의 한국노총도 노사정 간담회 불참 선언
        2023년 06월 02일 01: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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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의 집회·시위에 대한 과잉진압 논란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노정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물론, 대화 기조를 유지해온 한국노총마저 정부에 등을 돌리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노사정 간담회도 무산됐다. 한국노총은 대통령 직속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탈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때리기’로 일관해온 정부의 태도가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한국노총의 노사정 간담회 불참 선언은 경찰의 ‘유혈 진압’ 논란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에서 농성 중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연행하면서 곤봉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면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또 경찰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에 대해서도 목을 무릎으로 짓누른 상태에서 뒷수갑을 채우기도 했다. 여당은 한국노총에 노사정 대화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경찰의 과잉 진압 문제를 “작은 사고”라고 표현했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김형동 의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국노총과는) 물밑에서는 계속 대화가 있었고 노사정 대화가 시작될 수 있었는데 작은 사고 때문에 시작이 못 된 거는 유감이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종의 사고인 것이지 저 분(김 사무처장)을 저렇게 가해하기 위해서 경찰이 무지막지하게 사전에 어떤 모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케이스를 미리 알았다면 저희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중재 내지 개입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뉴스 나오고 알았으니까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이 과잉진압에 대해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잘잘못은 수사 중에 있고 수사기관이 충분히 밝히리라고 본다”고 즉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저런 사태가 일어난 원인”이라며 “(농성을 하게 된 원인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때문인데, 우리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노동 선진화 내지 개혁의 가장 중요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자 문책이 없을 경우 경사노위에서 탈퇴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는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대한민국 노동자를 위해서 신중하게 판단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라며 “소통의 채널이 열려 있어야 저런 잘못이 어디에서 기인됐는 지에 대해서도 서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경찰이) 굉장히 무리한 진압 작전을 전개한 걸로 보인다. 과잉 진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망루에 올라가서 고공농성 중인 농성자한테 크레인 차가 접근해서 무리하게 검거 작전을 펼 만한 일이었느냐”며 “망루에 올라가서 농성하는 김 사무처장이 경찰이 접근을 하면 접근을 제지하기 위해서 도구나 장비가 있으면 그거 가지고 저항할 것은 뻔히 예상된 일이었다. 충분히 양측의 부상이 예견되는 작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안전조치 없이 경찰봉을 가지고 마구 내리쳐 진압했다”며 “또 농성자가 제압이 된 그 이후에도 농성자의 머리를 계속 내리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정말 명백한 국가 폭력이다. 경찰력 필요 최소한도 사용 원칙에 어긋난 과잉진압”이라고 비판했다.

    불법시위를 막기 위한 엄정한 법 집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불법을 방치하라는 게 아니라 불법에 대한 경찰 대응 방식이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해야 된다는 그런 철학과 기본 원칙을 가지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불법에 대한 과잉 대응을 그 불법에 대한 엄정 대응이라고 포장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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