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희망은 3% 부터 (리뷰-『출발 3%』)
당시 진보신당에선 누구나 다 고군분투 했기에, 나는 선택만 하면 되는 편안한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나는 정동영, 정몽준에 끼여 있는 ‘동작을’ 김종철을 골랐고, 이른 새벽부터 떠지지도 않는 눈을 붙들고 모르는 길을 따라 김종철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첫 만남, 나는 기자답지 않게 어색해 했고, 김종철은 정치인답지 않게 민망해 했다. 지금이야 담배를 ‘오로지 내 것으로만’ 나눠 피는 나름 정감 있는 사이지만, 당시엔 그랬다. 어색했다. 난 정치인을 만나러 왔는데,,, 어쨌거나 그게 김종철의 첫 인상이었다.
내가 만난 당시의 김종철의 모습은 실제 김종철 모습의 약 3% 정도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그와 나의 관계는 출발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바로 얼마 전 김종철의 자서전 형식의 최신작 『출발 3%』를 읽었기 때문이다.
책만 놓고 보자면 동시대인이 기록한, 내가 철딱서니 없던 시절의 이야기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재미있게 속독가능’만으로도 어필이 된다. 그 시절 학생운동의 이야기, 시위하다 쫒긴 기억, 그리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 담담하고 차분하게 기록해내 1차 사료로도 적합하다.
특히 90년대 야자 째고 노느랴 당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그리고 좌파 학생회는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특히나 좋은 자료가 되었다.
무엇보다 좋은 건, 김종철을 조금은 더 알았다는 그 사실 자체일 것이다. 대체로 그의 식견(?)과 분석(?)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아 김종철의 의지와는 별개로 나는 이 정치인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그의 과거(?)를 알 수 있어 좋았다.('좋았다'를 리뷰로 쓰는 나의 촌스러움)
아무튼, 이런 진지하고, 진실되면서도 매력적인 정치인이 3% 언저리에서 머문다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의 기형을 증명해 주는 일일테다. 특히 그를 누르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버스요금 70원’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고, 2등이 ‘어머니’만 목놓아 찾는 정동영이란 사실은 그런 비극적 요소를 더욱 확장시킨다.
다행히 김종철의 책 제목은 ‘출발’이다. 아직 젊은 그가 3%의 벽을 넘어 30%, 60%에 이르러 원내에 진출하는 그 날이, 대한민국 정치가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반증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어쨌건, 모처럼 빨리,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텍스트, 9,000원)
PS. 저자께서 친히 책에 싸인을 해주시며 나에게 ‘말은 안하지만 늘 고마워하는’이란 표현을 넣어주셨다.
김 대변인님, 알아요, 말 안하셔도, 하지만 행동으론 보여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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