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생태보고서
4. 사회생활 지침서 - 세상에서 회식이 제일 싫어요
“아. 난 세상에서 술 먹는게 제일 싫어;;”
“그럼 넌 여기서 왜 대체 나랑 술을 먹고 있는거냐?”
“여기서 먹는 술이랑 회사에서 먹는 술이 같아? 다르지 -_-+”
나 같이 빈곤한 심신에 맛난거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술 먹고 떡실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회식자리만을 눈 초롱초롱하게 기다리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회식자리를 기피하는 20대가 상당히 많다. 이거 왜 이럴까?
아까도 말했지만 나의 경우 지금 회사에서는 딱히 회식자리가 기피된다거나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다. 그런데 원래 그랬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 내 전 직장을 떠올려 보자면, 나 역시 세상에서 회식이 제일 싫었다. 아니, 굳이 회식이 아니더라도, 직장상사와 술을 먹는 것, 그 자체가 난 너무 싫었다.
이렇게 되면 답은 빨리 나온다. 회식자리가 싫은 것은 일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업무에서의 관계가 회사 밖 회식자리에서 까지 유지된다. 그러니 “눈치가 보기 싫어”서, 혹은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짜증나서” 안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전 직장에서 그랬다. 군대도 제대한지 꽤 되었는데 술 먹으러 가면 이등병 마냥, 쓰다듬으면 쓰다듬는 대로, 칭찬하면 감흥없어도 “감사합니다”해야 했고, 욕 하면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해야 했다.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말해도,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 사회생활 초년생이 뭐 아는거 있고 힘 있나?(지금은 그 힘이 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 회식자리가 싫었을 수밖에.
본질은 그것이다. ‘술을 먹느냐, 안 먹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술을 한 잔도 못 먹는 사람도, 술은 싫어해도 안주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회식의 목적이다. 그러니 공적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그래서 술자리가 답답하고 짜증난다.
특히나 지금 같은 연말이 되면 20대들의 눈치 보기는 더욱 심해진다. 술을 싫어하는 친구는 술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그럼 끝을 봐야 하니까 싫고, 술을 좋아하는 친구는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깨끗한 송년회를 위해 영화관을 가자고 한다. 그럼 회식도 가기 싫고, 다음날 내가 모르는 동료들의 정신잃은 무용담을 듣다보면 그들에게서 멀어지고, 결국 회사로의 출근자체가 싫어진다. 이런 악순환.
작은 회사에 경리로 일하고 계시는 내 동갑내기 A씨는 연말 회식이 무척이나 짜증난다. 우선 하나. “이런 젠장할,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연말에 칙칙한 아저씨들이랑 술 마시고 싶겠냐?, 그들은 가족도 없다니?” 그리고 이런 푸념 뒤에는 본질이 나온다.
“고작 일주일 전에 무조건 한 날짜를 정해 놓고, 사람 사정도 없이 그 날자는 송년회니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고 하고, 일과 시간 중에 가는 것도 아니고 일 다 끝나고 난 다음에 피곤해 죽겠는데 술을 먹으러 가자니 -_-+, 그래놓고 내일 쉬는 것도 아니잖아?
술 먹을 때라고 해서 편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야, ‘김양아 이리 와서 술 한 잔 따라봐라’며 짜증을 돋구다가, ‘여기까지 와서 한 잔도 안하냐’며 억지로 술 먹여 놓고, 그렇게 죽어라 마시게 해놓고, 다음날 죽으면 죽었다고, 요즘 애들은 의지박약이라며 뭐라하고,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짜증나 죽겠네”
(사족으로 그런 엄중한(?) 분위기 속에 있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친한 친구가 회식에 대해 했던 푸념도 본질도 같다. “이런 우라질 것들이 난 술을 먹고 싶은데, 지들은 술 먹기 싫다고 우르르 밥 먹으로 갔다가, 밥만 먹고 나와서 극장가자고 하고, 난 영화보기도 싫단 말이야, 나에게 술을 줘, 술을, 으악!!”)
그래, 본질은 그렇다. 자리의 구성이 강제고, 자리의 행위가 강제된다. ‘하나’가 되기 위해 회식자리를 마련한다지만, 그 하나는 수평이 아니라 수직이다. 내가 회사를 옮기고 난 후, 비교적 회식자리가 싫지 않았던 것은 좌파매체라는 이 회사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기울기가 기울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아니면 천성적으로 수직구조를 좋아하거나)
그렇게 구성된 회식자리에서 늘 외친다. ‘우리는 하나’라고, 그런데 회식자리에서 ‘하나’를 외치면 ‘하나’가 되나? 그렇게 ‘하나’가 된다고 뭔가 더 좋아지나? 그럼 대한민국 사람들 다 모아놓고 한 날 한시에 술 마시면 우리나라 좋은나라, 선진국 되겠다. 747도 뛰어넘을 테고.
‘하나’가 되고자 하면 평소에 잘했어야 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을 해고자-비해고자니,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갈라치기 하면 안되고, 디테일하게는 회사 상사들은 보다 인격적으로 직원들을 대해야 했다. 그것 없이 자신들이 준 스트레스는 회식자리에서 날려버리라며 폭탄주 한 잔 말아들고 원샷을 외쳐봐야 기만과 가식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상사도 없는게 낫다”는 말이 있다. 물론 휘하직원들에게 ‘인격적으로 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연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 그런데 더 알고(지식에 대한 권력), 더 번다면, ‘착한 상사’가 되기는 어렵더라도, ‘술 한 잔 하고 싶은 상사’는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친구 가라사대. “사무실에서도 진상인 놈들이 회식자리에서도 진상”이라 했다. “사무실에서 매너가 회식자리에서의 매너”라고도 했다. 그거슨 진리.
어쨌던 20대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만든 ‘상품’들로 인해 상당히 개인화 되어 있다. 예전 어른들처럼 싫은 자리에도 가족과 친구들을 내팽겨치고 ‘온리 회사’에 열광하는 바보는 없다는 거다. 이 사회도 ‘구조조정’이니, ‘명예퇴직’이니, “온리 회사는 바보 같은 짓이야”라고 충고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 20대들에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생각하며 “무조건 집합”, “단체로 원샷”을 외쳐봐야 반발밖에 더 사겠나? 물론 어른들에게서는 “요즘 애들은 회식자리라고 하면 다 집에가고, 예전과는 달라달라”라는 푸념도 꽤나 들었지만, 과연 그것이 단순히 ‘요즘애들’탓일까?
어쨌건 우리 20대들이야, 그들에 비해 엄연한 ‘약자’가 아니던가? 계급장 한 번 떼고, 노사자율(?)에 맡기며 마음을 열고 놀아보는 건 어떨까?(보복하기 없기! 퉤퉤퉤!)
“위하여!”, 뭘?, “지화자!”, 안 신나는데?
기타권리침해 접수에 의해 임시 접근금지 조치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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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은 업무의 연장 몰라?
모르니까 아프지마
얼굴만 봐도 까칠하고 피곤한 상사와 거기에 손비비는 깝죽이만 없으면...
깝죽이 ㅋㅋㅋㅋㅋ 그렇군요 ㅋㅋㅋ
본인돈으로 회식 안하는것 만으로도 좋은겁니다. 저 아시는분은 직원들이
2만원씩 내면 팀장이 돈한푼 안내고 거기에 꼽사리 낀다구 합니다.
멋진 팀장님이네요 -_-
볼링을 치던 영화를 보던 하려면 먹기전에 일단 다 끝내고..그 다음에 맛있는거 먹고..먹으면서 업무 얘기 안하고...자리배치 강요하지 말며..
1차에 맛있는거 먹었으면 2차에는 상사들은 봉투주고 지들끼리 먹으러 가고 나머지는
알아서 먹던지 노래방을 가던지 갔다가...살짝 아쉬우면 다음날 업무량 봐서 한잔들
더 하던지하고...다먹었으면 개인적으로 다음날 출근은 제대로...(괜히 같이먹고 아침에 일찍 출근한 사람만 양쪽으로 다 욕먹습니다.ㅡㅡ) 이게 제가 바라는 회식..
오오오. 이거 괜찮네요, 그런데 괜찮다면야 굳이 따로 먹을 필요는.. ㅋㅋ
달님 드디어 올리셨군요..기다렸습니다. 이걸 안보고 있으면 어찌나 손발이 떨리고
일이 안잡히는지...앞으론 하루에 한편씩 쓰세요...
너 내가 잡을테다 -_-
ㅋ 정말 싫을듯해요^^;;
네네 댓글 감사합니다 ^^
문제가 많은 회식 문화를 접하셨군요... 요즘은 많이 달라 졌는데..
오히려 젊은 친구들 눈치보기 힘듭니다
세월은 무척 빠릅니다
지금 신입이나 경력이 아직 적으신 분들도 곧 여러분이 그토록 함께하기 싫어하는 상급자가 되지요..
아마 그때가 되면 지금 그토록 싫은 상사가 조금은 이해가 될 것 입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깐요...
좀 마음에 여유를 가지세요.. 그게 좋습니다
과장님 이시군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어느 집단,모임이든 나이,직책에 상관없이 절대적 혹은 상대적 진상들이 있지요. 회식자리에 여자분들만 따로 앉으면 아주 노골적으로 뭐라하는 사람들.. 젊은 여자분들 있는 술자리에서 아들 낳는 법(?) 혹은 자기들 부부관계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대표적 단골 진상인 못 먹는 술 자꾸 권하는 사람들.. 회식 다음날 출근하면 속이 뒤집어져도 정신력 약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멀쩡한듯 일해야 하는데..ㅠㅠ
(개콘 남보원 버전)
나~ 괜히 취직했어....
나~ 괜히 출근했어....
나~ 그냥 사표 쓸까봐...
뾰료룡~~~
시바~ 밀린 카드값~~
우리 인간적으로, 맥주에 찌개는 먹지 맙시다.
회식 날짜는 한달 전에 정해주는데
회비가 있음 -_-;
빠져도 상관은 없지만 어쩐지 눈치가 보임.
((빠진 사람의 뒷담화는 순리이기 때문에;;))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참석함.
각자 회비내서 하는 회식이기 때문에 죽어라 먹이거나
권하지 않음.
도리어 너무 많이 먹으면 눈치 보임 ㅋㅋ
절대 막차 끊어지기 전에 끝냄.
이상 도쿄에서의 회식이었습니다;;
것도 나쁘지 않은데요 ㅋㅋ
동감동감동감
회식 진짜 우리나라에서 없어지던지 좀 뜯어고쳐야 할 문화중 하나라고 생각함
억지웃음 억지술 억지인간관계의 극치...
사실 술먹고 친해지기도 하지만
술깨면 도로 어색함 -..-
차라리 진지한 이야기 한번 하면서 친해지는게 ㅏㄴㅅ지
정말 억지 웃음, 억지 인간관계죠 ㅠㅠ
억지 웃음 웃어야 한다면 괴롭겠어요
그나저나 닉네임이 참 재밌습니다.ㅎㅎ
네네 ^^ 댓글 감사합니다 ^^
회식은 거의 없고 있다면 오랫동안 일했던 동료가 그만두거나 전체 직원 회의 때 다같이 점심을 먹어요. 점심이기 때문에 술을 마실일이 없고 저녁에 회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없는 분위기. 미국사람들은 가정을 정말 중요시 하기 때문에 가족 있는 사람들이 늦게까지 남아서 일한다거나 매일 술마시거나 하면 아주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해요. 가끔 젊은 동료들끼리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일 끝나고 해피아워라고 해서 간단히 칵테일이나 맥주 한잔 하는 문화는 있어도 한국처럼 부어라 마셔라 그런 건 거의 경험해보질 못했어요.
이상 워싱턴 디씨에서 5년차 직장인이었습니다.
한국은 끝을 봐야죠, 택시는 할증 때 타는거고 ㅋㅋ
부럽네요 워싱턴 디씨 ㅠㅠ
이제 저런 술자리라도 좋으니 회식자리좀 가보고싶다...나중에 욕하더라도 취직해서 회식자리좀 ㅡㅡㅋ 엉엉ㅠㅡㅠ
ㅠㅠ
음..정말 싫은 회식자리겠네요.
하지만 어느 직장이든 회식은 중요합니다
회식은 놀이가 아니라 잘 아시는대로 업무의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야근수당을 준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회식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는 ..미래에 아주 큰 영향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거든요.
곧 30이 되고 40이 될거예요
그때 지금 싫었던 상사모습을 염두에 두셨다가
그런분이 안되면 되십니다.
어차피 피하기 힘든 자리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즐기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도 좋지만, 피할 수 없으면 바꾸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
그냥 술 싫다 ~
먹지도 못하겠고 내 몸만 피폐해지는...
나한테 미안해서라도 안먹어야지 ㅠㅠ
저도 위가 몇일 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네요. 아오 ㅠㅠ
회식이 저런거였군요
전 그냥 즐거운건 줄만 알았네요 ㅡㅡㅋ
그나저나 술은 맘 맞는 사람끼리 먹어야 제 맛 ㅋㅋ
그렇지, 맘에 맞는 사람들 끼리 먹어야 술이지.
한 잔 해야지?
보스 자체가 술을 좋아해서인 경우도 있지만..
일부 과잉충성분자들이 보스 옆에서 '회식 해야합니다. 축구 해야합니다. 그래야 친목도모가 됩니다. 직원들이 좋아합니다'하고 부추기는 탓도 있는듯..
그럼 보스는 그게 정말인줄 알고 그 사람보고 모임을 추진하라고 하고..
충성분자는 자기가 보스의 오른팔이라도 된양 의기양양하게 추진..
(업무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이런걸로라도 존재감을 어필하려고 함)
그런데 불참자가 있거나 다 참석하더라도 술을 안마시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보스한테 난처해지고, 자기의 추진에 대해 반항(?)한다고 생각해서 뒷담화를 까고.. 술을 강권하게 됨..
아무튼 보스와 일부 술좋아하거나 뭔가 그런자리라도 주도해서 존재감을 나타내려 하는 사람들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피곤해지는..
진정한 친목도모는 정말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나가서 마시는거지.. 그냥 단체 회식은 아랫사람들에게는 업무의 연장일 뿐이고 피곤하고 짜증날뿐임..
충성분자 ㅋㅋㅋㅋㅋ 재미있네요 ㅋㅋ
진짜 가기 싫어 죽겠습니다
가기 싫다고 말도 못 꺼내고 지금부터 소화가 안돼 죽겠어요
제발 살아올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ㅠㅠ
살아 오셨나요?
전 회식자리에서 강권하는 사람입니다.
.. 그런거라도 없으면, 하도 재미가 없어서 말이죠 -_-;
못먹는 사람이라던가 먹기 싫어하는 사람은 안건드리고.
같이 재미없어 하는 사람. 또는,
당하는걸 즐기는 사람. 집어서 같이 노는 수준이죠.
이정도면 매너 강권이라고 자처하고 싶은데.
뭐 어쨌거나.
사회생활 10년 넘게 해온 내 경험상으로.
회식. 업무에 도움 되는거 없습니다.
-악효과라면 모를까-
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다.
하는 사람중에
현실적이고도 전문적인 관리능력을 갖춘 사람
못봤습니다.
맞습니다. 회식자리에서 싫다는 사람 끌고나가는 사람중에 제대로 일하는 사람은 흔치 않죠.
개같은 회식. 무조건 참석???
억지웃음. 억지친목도모에 손발이 오글거린다. ㅅㅂ
완전 백배공감합니다.. ㅜㅠ
진짜 회식 가기 싫어요~ 가서 자기들이 한 짓은 생각도 안 하고 일 이야기 계속 하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