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어서 슬프다.

‘야4당 연대’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새 이게 참 묘하게 흘러간다.

처음 이 카드를 꺼낸 것은 민주당이다. 지난해 총선 참패 후 당 지지율은 고착상태고 이 난국을 타개할 활로는 보이지 않았을 때, “이명박 정부의 독재적 횡포에 맞선 야당들의 연대연합”을 꺼냈다. 지방과 중앙을 막론하고 한나라당이 정치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구책은 없이 꺼낸 일종의 땜질처방 같은 느낌이었다.

이 민주당이 내미는 손을 야당들은 잡았지만, 진보신당 같은 경우는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말이야 연대투쟁이라고 하지만, 민주노동당도 사실 민주당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적극적인 민주당과는 달리 다른 야당들은 다소 소극적으로 보였다. 민주당 땜질처방에 ‘낑기가가’ 정신 못 차리진 않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안산에서 열리는 선거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야4당 연대’를 강조하는 반면, 민주당은 엿차하면 이 상을 걷어 찰 기세다. 왜 이럴까? 야3당의 상황은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변한 것은 민주당이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만 해도, 민주당이 얻은 의석이 불과 1석이었다. 전라도에서도 민주당은 무소속에게, 지방권력은 민주노동당에게 졌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변화의 시작은 노무현-김대중 두 전직대통령의 죽음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악마화 시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민주당을 등장시켰다.

한나라당의 1당 독재는 여전하지만, 이제 민주당은 ‘야4당 연대’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 그건 민주당 자신의 환골탈태 때문이 아니라 전직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진 상황변화 때문이다. 이번 안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보여주는 ‘우아한 모습’은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1등이니까. “함께 가자”가 아닌 “나를 따르라” 식의 ‘야4당 연대’만이 필요해진 것이다.

무소속 임종인 후보는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의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후보등록 없이 민주당이 동참하면 ‘야4당 연대’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후보를 냈다. 그리고 여론조사 1등을 달리고 있다는 이유로 단일화 테이블을 엎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테이블의 중심에는 ‘당명’에 있다. 당명이 뭐 그리 중요하겠냐 만은 사실 이게 그렇지 않다. 나머지 야3당의 지지율을 더해 봐야 민주당 반 정도 미치는 상황에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 당명을 걸어놓을 경우 민주당이 얻는 힘은 상당하다. “1번 민주당 000 후보, 2번 무소속 000 후보”라는 문항이 나오면, 여론은 어디로 흐를 것인가?

물론 민주당도 정당이고 후보를 낼 자격과 의무가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야4당 연대’를 위해 기득권까지 버릴 수 있다고 했다. 무엇을 버렸는가? 오히려 지금의 민주당은 “1위 후보와 3위 후보의 단일화가 말이 되냐”며 코웃음 치고 있다. 다른 야당들 무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3당을 챙길 정신이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죽어라 한나라당 대 민주당의 대결구도를 만들 것이고, 이는 지난 몇 십년간 이어진 구도, 그대로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나 새로운 정치를 죽이는 것은 한나라당과 함께, 민주당이다.

이러니 국민들이 정치에 희망을 가질 수가 없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국민들의 통찰은 정확하다. 우린 이미 민주당 정권도 경험했고 민주당 아래의 지방정부를 경험한 적도 있다. 무엇이 변했는가? 이는 또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정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과연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는가? 4대강 사업 영산강 부분에 대한 민주당 단체장들과 의원들의 입장은 무엇인가?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대한 인천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래저래, 하필 민주당이 야당 중 1등이라 슬픈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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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구쟁이 2009/10/19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수야당의 태생적 한계

  2. unknwon 2009/10/27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도 성향 지지자로서 너무 극단적인 논리인것 같아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해봤자 쓸데없는 짓인것 같아 그냥 씁쓸한 심정만 밝히고 갑니다.

‘강부자’ 내각에서 ‘무법자’ 내각으로

‘정운찬 총리’, 5글자로 사회를 쇼크상태로 만들었던 이명박 정부의 2기 내각이,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 정체를 드러내며 다시 한 번 쇼크를 안겨주었다.(쇼크로 죽겠다. 이러다가) 이번 인사청문회를 총리 것 하나만 제외하고는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관련된 뉴스만 봐도 아, 참 답답하고 더러운 기분 막을 수 없다.

'강부자', '고소영'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냈던 지난해 초 발표된 1기 내각의 명단을 바라보며 “아. 왠만한 돈으로는 장관도 못해먹겠구나”라며 절망에 빠졌던 국민들은 이번 2기 내각의 명단을 바라보며 “아, 위장전입 없이는 장관도 못해먹겠구나”란 절망감에 빠졌을 것이다.

                          "총리님, 아들국적 미국 맞습니다"

그만큼 이번 2기 내각의 상태는 심각했다. 나름 깨끗해 보이는 얼굴로 사람 좋은 아저씨마냥 생글생글 청문회장에 나왔던 정운찬 총리 후보자마저 그 옛날 슈퍼에서 5000원에 팔았던 선물세트마냥, 별로 먹을 것도 쓸데도 없는 비리만 잔뜩 담아놓고 있었다니.

그야말로 ‘강부자’내각이 ‘무법자’내각으로 변한 셈이다. 이거 고위공직자 한 번 하려면 위장전입, 국적변경, 세금탈루, 논문중복게재는 기본이니, “그래, 그래도 형사법 위반은 없잖아?”라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나도 눈물겹다.

대체 이런 국무위원들은 어느 편의점에서 파는 건지, 마치 대량생산제품처럼 하나같이 온갖 비리 의혹과 범죄로 가득찬 후보자들만 자리에 앉혀놓았으니, 똑같은 혐의를 추궁하고 질문을 반복해야 하는 국회의원들도 웃겼을 테다. 이러다가 국회의원 두 번만 하면 국세청에 취직해도 될 판이다.

하긴, 이미 이놈의 세상, ‘돈이면 다’라는데, 나름 국무위원 후보자까지 오를 위치에 서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행위를 저질러야겠던가? 그 자리에 누구를 앉혀놓은들, 아니 청문회를 진행했던 국회의원을 앉혀놓은 들, 그런 비리하나 없겠는가?(라고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이들은 강부자 내각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대한민국 천민자본주의의 자녀들이다. 아마 이명박 정부의 3기 내각도,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4기 내각도 마찬가지일 거다. 우리는 ‘위장전입’을 보통명사처럼 들어야 하고, “남들 다하는 거 우린 못한다”며 가슴을 쳐야 할테다.

지금이라도 고위공직자를 꿈꾸는 20대 학생들은 최소한 위장전입과 세금탈루의 기술을 배워야 할 것이다. 농어촌 특별전형을 위해 시골로 위장전입하고, 세금탈루를 위해 아이스크림 값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내자. 뭐 어떤가? 국무총리도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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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구쟁이 2009/09/23 1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슈퍼에서 700원에 파는 아이스크림은 그럼 얼마 내면 되나여?

제목유감


내 기사 중 '불임'이란 표현이 들어갔다. 제목에 하나. 기사 하단에 하나.
나는 '불임'이란 표현을 넣지 않았는데 편집국에서 넣은 표현인 듯.

불임은 엄연한 병이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존재하는게 현실인데.
'불임'이란 표현이 현 상황을 묘사하는 효율적인 표현이란 것은 인정하나.
이런 식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토요일 올라간 기사 같은데.
월요일에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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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구쟁이 2009/09/21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같으면 발기부전정당이라고 ㅋㅋㅋ

‘대한늬우스’, 환영한다.

‘이명박 정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더니, 이젠 대한늬우스의 부활이다. 하긴, 늦은 감이 있다. 검찰과 경찰은 이미 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고, 정부여당의 관계도 딱 그 시점의 수준이니까. 게다가 해방공간에서나 활동했던 서북청년단(국민행동본부??)까지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서 난동을 피우며 그 활동을 재개했다.

이정도 되면 ‘대한늬우스’는 애교다.(여기에 이에 맞는 개그 프로그램으로, 이미 종영된지 좀 지난 ‘대화가 필요해’를 집어넣었다!) 다만 바로 그 대한늬우스의 홍보대상이 하필 이 정부에서 가장 기분나쁜 정책인 대운하인지, 4대강 살리기인지 여서 그렇지, 솔직히 광고 한 편, 문제될 것 까진 있겠나?


나는 오히려 ‘대한늬우스’를 환영하며, 적극 권장한다. 물론 모처럼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움을 만끽하며, 영화를 보고자 하는 분들은, 제 돈 내고 들어와서 별 시덥잖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며 “성질이 뻗칠 수도”있겠으나, 사실 1분 30초 정도 딴생각만 하고 있는다면, ‘대한늬우스’정도 참고 넘어가 줄 수 있다.

문제는 이 정부가 ‘대한늬우스’로 그칠 것 같지가 않다는데 있다. 어제 자 <한겨레> 신문을 보니 정부 홍보 예산을 <MBC>만 제외하고 타 방송사들에 뿌릴 만큼, 대놓고 <MBC>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엄기영 사장에 대해 “물러나라 마라”할 만큼 이 정권에 미운털이 박힌 <MBC>가 결국 ‘MB씨’에 의해 점령당해, 내내 ‘MB늬우스’를 틀어댈까봐, 그게 걱정이다.

여기에 ‘미디어법 6월 국회 표결처리’라는 민주당의 옛 싸인 한 장 손에 들고 법석을 피는 한나라당은 “미디어위 자체가 여론이다”는 다소 민망한 논리로 미디어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개인의 이메일까지 공개하는 인터넷 시대 초유의 쪽팔린 상황을 조성하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당연한 책무를 지닌 시사 교양프로그램 PD를 사법처리 하려던 검찰은 언론의 비판에 재갈을 물린다.

이렇게 되면 <MBC>뿐이 아니다. 이 땅의 모든 방송들에서, 언론들에서 ‘MB늬우스’는 방송된다. 조지님(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암울하고도 짜증나는 상황이, 브이 포 벤데타의 갑갑하고 삭막한 세상이 광한리 앞바다 마냥 펼쳐지는 셈이다. 생각해 보라. 180여개 채널을 가지고 있어도 180여개 채널에서 모두 이 대통령이 삽을 들고 ‘4대강 살리기’에 엄지손을 치켜들고 있다면? 어휴..

그래서 나는 ‘대한늬우스’를 적극 찬성한다. 다만 미디어법이니, 신문발전법이니 하는 것으로 다른 언론들을 손대는 상황은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그냥 ‘대한늬우스’나 만들어 짧은 광고나 몇 편 때리는 것에 무슨 잘못이 있겠나? 세금때문에 눈물이 그렁그렁해 지지만, 우린 1분 30초만 ‘욕’만 좀 하면 되는 것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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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 그리고 노무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글의 맥락상, 노무현으로 표기합니다. 글에 앞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2년 대선정국은 ‘노무현 대 이회창’의 구도로 짜여졌고, 이에 따라 진보진영도 사분오열 되었다. 아울러 내가 다니는 대학까지, 진보진영, 그리고 학생들은 노무현, 그리고 권영길로 양분되었고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권영길 사표론’을, 권영길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원칙론’을 강조했다.

나의 선택은 ‘노무현’이었다. 나는 5.18을 공부하면서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꽤나 빨리 알았고, 그의 별명 ‘바보’를 인지하고 있었다. 전두환에게 명패를 던진 일, 3당 합당을 반대했던 일,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몸소 나섰던 일을 알고 있었고 그에 동조했기에, 권영길 사표론을 떠나 노무현을 지지했고, 노무현 집권을 바랐다.

그렇게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은 승리했고, 나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체 군대에 들어갔다.(그리고 노무현은 나에게 군 1개월 단축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가, 2004년인가, 탄핵정국이 일어났고, 나는 내가 뽑은 대통령을 시덥잖은 이유로 탄핵시키려는 한나라당 세력에 맞서 군 복무중임에도 촛불시위에 나섰다.(이제 잡아가진 않겠지)

노무현의 지지를 철회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는 과반의석을 갖고도 분배드라이브를 걸지 못했고, 박근혜류가 있는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제대 후, 그는 미국식 경제를 한국에 이식하는 한미FTA를 추진했고,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대추리에 병력을 투입해 유혈극을 일으켰다. 나는 경기를 일으켰고,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리고 제대 후, 그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비판자로 돌아섰다. 듣보잡이지만 나름 블로그에 한미FTA를 반대하는 글들을 썼고, 바로 얼마 전까지도 그의 ‘한미FTA 찬양’에 돌을 던졌다. 그렇다. 나는, 노무현을 절벽에서 밀어버린 사람 중에 (큰 힘을 쏟지는 못했을지라도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탰던)한 명일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그를 추모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정치적 타살’이란 표현이 정확할 만큼, 그는 너무 심하게 ‘털렸’고, 모멸감을 받았다. 그는 “담배 있나”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하늘에 몸을 맡겼고, 모든 것을 떠안고, 묻어버리고 갔다.

그를 추모한다. 그리고 그를 흠모했던 한 때의 마음을 그에게 보낸다. 그는 낯설고, 바보같은 정치인이었지만 적어도 인간 노무현을 잃지 않았다. 그의 그런 점이 나 역시 생전에 답답했고 화가 났다. 그러나 그가 또다시 이러한 방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은 없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엿’을 먹인다. 얼마 전 고 박종태 지회장이 30원 때문에 ‘사회적 타살’을 당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적 타살’을 당했다. 불과 한 달 만에 두 죽음이 있었고, 여기에 오늘 북한정권은 핵실험을 통해 그 본질을 여과없이 드러냈다.(이러다 우울증 걸리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엿’같은 세상, 이제 등지시고 편안하게 누우시길, 20대 초반 당신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20대 중반, 당신의 정책에 반대했던 한 20대 후반이,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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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딜 2009/11/04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멍청한 내 머릿속에서 좋든 싫든 정치인 이라고 인지되는 몇 안되는 사람중 한명... 난 노무현을 찍지도 않았고 (그 당시 투표권이 없었다.ㅡㅡ;) 크게 지지 하지도 않았지만 탄핵 당시 학교에서 뉴스를 보면서 홀로 눈가의 눈물을 닦아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한테 이럴 수는 없으니까.. 탄핵 후에 나의 생각을 말하자면... (뽑았으면 지지하고 잘못되면 국민이 같이 책임을 지면 될 일이지 아직 크게 잘못 되지도 않은 일로 대통령이나 되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야 했나? 정부가 시행하는 법률이나 정책이 모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나? 때론 실패하고 때론 성공도 하면서 점차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비판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국가의 기강이 흔들린다. 우리나라 대통령들 중 유독 정치 기반이 약했던 당시의 대통령이 정권 중기도 가기전에 흔들리니 이때다 싶은 잡스러운 이익집단들이 설치고 다녔고 결국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에서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가 지게 되고...) 였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너무 안 흔들린다.. 딱히 뭐라는건 아니고..ㅡ.,ㅡ 그냥 가끔 좀 그래서..

각 당에 추천한다. 바로 이 축구팀을!

6월 임시국회가 얼마 안 남았다. 미디어법, 비정규직법, 한미FTA 본회의 비준 등 대한민국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 쟁점법안들이 바로 이 6월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각 정당은 모두 다른 입장에서 서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야는 물러설 이유가 없지만) 어쨌건 강하게 한 번 맞붙을 텐데, 그 전에 축구 응원이나 한 번 하면서 분위기 한 번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그러고 보니 시즌이 끝났군요! 어쨌든 재방이라도 보삼)

이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원내에 의석이 있는 각 정당이 좋아할만한 유럽의 축구클럽들을 추천하겠다. 정당관계자들이, 또는 축구팬들이 보면 이 어설픈 연결이 짜증날 수도 있겠으나. 그야말로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한다.(저도 나름 축구 좋아한다구요)

1. 한나라당 - AC밀란

한나라당이 좋아할 만한 팀이다. 일단 AC밀란은 뿌리 깊은 전통의 강호이자 세리아A의 지배자다.(뭐.. 최근 인터밀란에 밀리고 있다만) 한나라당도 그렇다. 공화당 때부터 해서 민정당, 민자당 아주 전통이 깊다. 그리고 늘 사회적 강자로 살아왔다.

각 단체의 수장들의 스타일도 엇비슷하다. AC밀란의 구단주는 모두 알다시피 그 유명한 ‘베를루스코니’다. 다들 느끼고 있겠지만 이 이탈리아의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롤모델이다. 특히 언론에 대해서는 두 단체의 수장들이 아주 흡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셋째 평균연령이 꽤 높은 팀이다. 물론 카카나 파투같은 아직 젊고 좋은 선수들이 있다. 한나라당도 젊은 사람들이 있긴 하니까. 그러나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높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지만 어쨌건, 말디니는 40을 넘어서도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고, 호나우지뉴도 30이 넘었다. 베컴도 35살인가 된다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70대, 실세로 꼽히는 이상득 의원도 70대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의원들의 평균연령도 높다. 이렇게 두 단체는 유사점들이 너무 많다. 자신만만하게 추천하는 이유다.(AC밀란 팬 여러분들의 악플은 달게 받는다. 저를 벌하소서)

2. 민주당 - 뉴캐슬 유나이티드

요새 아주 흡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캐슬은 프리미어리그의 전통의 강호로, 과거 4번의 우승, 6번의 FA컵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50,000석이 넘는 넓은 경기장을 지니고 있다. 민주당도 뉴캐슬처럼 전통의 강호로 자리잡은 정당이고 호남이라는 넓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

나름의 스쿼드도 나쁘지 않다. 아니, 저 정도면 훌륭하다. 마이클 오언, 데미안 더프, 앨런스미스, 조이 바튼 등 괜찮은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민주당의 스쿼드도 찾아보면 나쁘지만은 않다. 비교적 깊이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고전을 면치 못한다. 뉴캐슬은 강등위기에 놓여있다. 민주당은 15% 전후의 지지율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감독 탓 일수도 있고 팀의 비전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만약 강등위기에서 구해지더라도 다음시즌에도 똑같은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많다.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과거의 영광을 구현하기 힘들 것이다.

아. 또 공통점이 있다. 핵심선수가 말썽을 부린다. 오언은 계약기간동안 부상을 달고 살면서도 팀을 떠나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비리혐의에 연루되었고 정동영 전 장관도 민주당의 속을 엄청나게 썩였다. 그런데 뉴캐슬은 오언을 버릴 수 없고, 민주당은 정동영을 버릴 수 없다. 서로 상담 한 번 해보시길.

3. 자유선진당 - 맨체스터 시티

뭐 투자만 하면(맨시티), 창당만 하면(자유선진당) 획기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했나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쉽게 명문구단이 될 수 없듯, 자유선진당은 충청권 세력인 될 수 있을지언정, 위력적인 세력이 될 수 없다.

맨체스터 시티는 호비뉴를 데려오면서 강호를 꿈꿨고 자유선진당은 이회창이 주도했다. 그런데 이걸로 부족하다. 그래서 맨시티는 카카를 노리고 자유선진당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 러브콜을 날렸다. 결론은? 물론 실패다. 비전도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존할 구석은 하나씩 있다. 맨시티는 오일달러에 기대고 있고 자유선진당은 극우층 지지에 매달리고 있다. 맨시티는 빅4중의 한 팀이 붕괴하길 기다리고,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 의원과 지지자들의 엑소더스를 바란다.(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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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구쟁이 2009/05/21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부가 기다려집니다. ^^

  2. 한니발 2009/10/24 1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뉴캐슬...

노회찬, 강기갑 좋은소식 들려줘요

거의 다 왔다. 과정이야 시원치 않았지만 그동안의 과정에서 분명히 일정정도의 성과가 있었고 이견은 좁혀졌다. 이제 진보진영의 많은 사람들이 욕은 하면서도 기다리고 있는 진보양당의 울산북구 후보단일화는 마지막 협상이 될지도 모르는 4일, 양당 단독 대표회담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다른 정당 간에 후보단일화가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이토록 난항을 겪고 있은 것은 양당이 생각한 후보단일화 협상의 명분과 쟁점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 총투표와 여론조사를 쟁점으로 보고 있고, 진보신당은 비정규직 반영 비율을 쟁점으로 꼽았다.


그러니 양당 대표들이 지난 24일, ‘민주노총 조합원-비정규직 노동자-울산북구 주민’이라는 단일화 대상 주체에 합의했어도 실무급 회담에서 대화가 통하질 않았던 것이다. 양당의 실무협상 대표들이 협상 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하나같이 답답함을 호소했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이 “비정규직을 볼모로 잡고 여론조사의 비율을 늘리고자 한다”는 비판을 쏟아냈고,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이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음에도 조합원 총투표 참여만 강조하고 독촉하면서, 비정규직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지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래도 진전은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8대2’에서 ‘5대5’까지 왔고, 진보신당은 ‘3-3-4’에서 ‘3.5-3.5-3’까지 왔다. 민주노동당의 수식을 진보신당 식으로 바꾸면 ‘45-20-35’가 되고 진보신당의 수식을 민주노동당 식으로 바꾸면 ‘3.5대6.5’가 된다. 물론 양 당 모두 공식적으로는 기존안에서 후퇴할 수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아예 합의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당의 합의가 결렬된다면 어느 쪽이든 애초부터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비판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언론들의 따끔한(?) 질책과,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누구보다도 양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후보단일화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양당 대표들은 연이어 “반드시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며 대국민선언 수준의 약속을 했다. 이렇게까지 해놓고 단일화가 결렬된다면 ‘말 뿐인 진보’라는 비웃음이 쏟아질 것이다. 3일, <조선일보>는 벌써부터 “유권자들은 이해하기도 힘든 숫자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며 “좌우 대립만큼 심한 좌좌대립”이라고 조롱을 선사했다

이 뿐이랴, 당 밖에서 바라볼 때야 이번 단일화 결렬이 단순한 민망함이나 조롱의 차원에서 그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양당 내부에서는 이번 후보단일화가 결렬되고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불어오는 후폭풍이 2010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양 당이 한 지역에서 후보를 조절하느냐, 동시에 출마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악화된 감정들이 이명박 정부보다 서로에 대한 증오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마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의 나카지마 선수가 자신이 해야할 플레이와는 무관하게 1루에 송구하던 고영민 선수의 다리를 붙잡는 황당한 경우처럼.

다행히 양 당 대표는 모두 후보단일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라도 단일화해야 한다는 심정”이라고 밝힌 강기갑 대표의 말도, “미룰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밝힌 노회찬 대표의 말도 그 전망을 밝힌다. 그리고 두 대표는 말 뿐이 아닌 정치적 결단과,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이 ‘후보단일화’라는 드라마가 ‘막장’으로 끝날지, ‘웰메이드’로 끝날지는 협상이 시작해 봐야겠지만, 토요일 오후, 멋진 소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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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혹제기’보단 ‘사과’를 해라

한 명의 인간이 이처럼 정치권을 초토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가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반영하는 결정적인 증거인 것 같다. 시골촌로(노 대통령이 노건평씨를 부르던 말)만 연관되어 있는 줄 알았더니 고구마 줄거리 마냥 줄줄줄 달려오는게 참 기가 막히고 어이도 없다.

더 웃긴 것은 박연차 리스트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오른쪽 뿔 위에서 왼쪽 뿔을 비난하고 있고, 민주당은 왼쪽 뿔 위에서 오른쪽 뿔을 욕하고 있다. 그래봐야 한 몸인데, 한나라당이야 워낙 불감증이니 그렇다 쳐도, 이런 모습을 보니 민주당도 갈 데 까지 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연일 당의 의원들과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까지, 그리고 여기에 맞물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까지 주르륵 달려 나오는 마당에 발표한 민주당의 오늘 논평이 한심하기 그지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간의 수사 진행 상황을 볼 때 검찰의 행태가 공정하거나 정치적 고려를 배제했다고 평가받기는 어렵다.…그동안 검찰의 수사는 유독 야당인사에 집중되어 있었고 특정되지 않은 혐의 사실을 중계방송하듯이 국민에게 공표해왔다.

반면 여당의 혐의사실이나 여권실세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비밀로 일관해 왔다. 그리고 야당인사에 대해서는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수사를 해왔고, 여당인사에 대해서는 게걸음으로 일관해 왔다”

글쎄,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상식이 있는 당이라면 자당의 의원들이 받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서는 먼저 해명을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그러는데 왜 민주당만 가지고 그러냐고? 거긴 원래 그런 곳이다.

그런데 민주당 까지 무조건 제식구 감싸기에 협의 감추기에 급급하다. 물론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타격이 있겠지만 그 것을 이유로 도덕불감증을 숨기려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해야 했다. 특검을 요청했지만 그 이유는 ‘공안탄압’, ‘야당탄압’ 때문이다. 민주당의 특검요구가 진실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문득 이 장면을 보니 작년 민주당이 보여주었던 ‘김민석 감싸기’가 생각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는 정치인을 무조건 감싸고돌면서 사수대까지 꾸리는 기가 막힌 장면에 민심은 다시 한 번 민주당을 떠났던 적이 있다. 적어도 이렇게 감싸고돌려면 ‘X-파일 재판’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런 주장은 당사자인 민주당이 하는게 아니라 국민이나 관계없는 정당들이 해야 한다. 뭐 국민들도 그렇고 다른 정당들고 굳이 민주당을 위해 변명해줄 것 같진 않지만, 어쨌건 여야를 막론하고 관련된 정치인들은 정확하게 혐의를 입증해서 응당 처벌해야 할 것이다.

똑똑한 의원님들의 그놈의 정치공학도 좋지만 적어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할 수 있는 정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민주당, 아직도 지지자들이 떠난 이유를 모르는가?

Posted by dalgona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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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풍류만 알면 정치가 보이나

“술집 마담”인줄 알았기 때문에 여기자 가슴을 더듬은 파렴치한 성추행범을 복당시켜주려는 것이 한나라당이다. 그런 한나라당이 23일 ‘풍류를 알면 정치가 보인다’는 기가 막힌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니 그 ‘풍류’가 어떤 풍류인지 왠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특강에서도 역시 그 당에서 고고히 흐르는 풍류가 제대로 나왔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특강 강사로 올라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던 자신의 제자를 가르켜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한다. 감칠맛이 있다. 요렇게 조그만게 매력이 있는거다”란 발언을 한 것.

이런 말을 듣고 박수치고 좋아했을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기가 막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제자를 성적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저 총장의 정신 상태는 경악스럽다.

애초에 옛 관기처럼 음흉한 아저씨들 앞에서 판소리 하라고 시킨 것 자체도 심각한 문제인데, 교사라면, 아니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저런 말을 내뱉을 수 있나?

사실 그랬다. 한나라당이 이런 풍류를 즐긴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옛 자유당 시절부터 흐르던 당의 전통이랄까? 뭐 당을 대표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까지 하신 분이, 그것도 기자들 앞에서 “못생긴 여성이 맛사지를 잘한다”는 발언을 할 정도니 이 당의 풍류에 대해 더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런데 이 당의 풍류가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가 이 당 여성들에게 까지 풍류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코미디언 심형래씨가 노골적인 성적 농담을 하다가 공식사과까지 한 일이 있었는데 경악스러운 것은 이 자리가 ‘중앙여성위원회 워크숍’자리였다는 것이고 더 무서운 것은 그런 농담을 듣고 박수치고 좋아하는 중앙여성위원들이었다.

객체만 되나? 주체도 된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의 교사 신부감 발언이 그렇다. 이 당의 풍류가 대충 이렇다.

이런 당에서 ‘풍류를 알면 정치가 보인다’란 특강을 개최한 것은 이 당이 이제 그야말로 노골적인 성희롱당, 폭탄주당, 차떼기당을 지향하겠다는 각오에 다름아니다. 풍류를 아는 이 당 사람들은 청심환 안가져왔다고 뻥쳐놓고 언론악법 직권상정하고, 이를 합의수순이라고 거짓말 한다. 이것이 풍류를 아는 사람들의 정치다.

적어도 목표의식과 이념을 가진 한 국가의 정당이라면 ‘풍류’가 아니라 ‘국민’을 알아야 정치가 보인다고 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사람들도 그들의 풍류를 같이 즐기지 말고 국민을 아는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어차피 그들의 풍류는 양반놀음이다. 국민은 노나 저을 수 밖에

ps.사진은 중앙대학교 홈페이지 박범훈 총장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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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엎고 ‘생일상’차린 청와대

익숙하지만 매번 묘한 광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뭔가 큰 사안이 생길 때 마다(지난 해 총선 전에도 그랬다) 박근혜 전 대표를 불러왔다. 대통령은 화합을 강조하고 박근혜 전 대표는 그 자리에서 침묵한다. 그리고 언론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에 촉각을 기울이며 회담결과, 오간 말 하나하나에 의미를 찾는다.

그런데 이날은 더 묘했다. 이날은 박근혜 전 대표의 생일, 청와대에선 미리 케이크를 준비했고 “사랑하는 박근혜”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아마 2월 ‘MB악법’강행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히 박근혜 대표를 배려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이런 이슈를 만들어내는 바람에 별로 알고싶지도 않았던 박 대표의 생일까지 알아버렸다)

어쨌든 이 광경은 청와대가 ‘MB악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누구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지 여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여당은 ‘한나라당 친이’고 야당은 ‘한나라당 친박’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상징한다. 때문에 이런 장면은 묘하다. 민주당 대표가 왔을 때 이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했던가?, 아니, 다른 야당은 부르기라도 했나?

이 정권은 반면 국민과의 대화는 없다. 14일 전 시너로 가득찬 용산 망루를 무너뜨렸고, 불과 40여명 농성현장에서 무려 (경찰포함)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유가족의 동의 없이 부검했으며 이에 대한 사과와 경과설명조차 안하고 있다. 빈소는 차렸으되 시신이 없다. 유족들의 가슴은 찢어진다.

거기에 최종 결정권자인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밀어붙일 태세다. 국민 여론이 ‘경찰 과잉진압’으로 원인진단을 했지만, 듣지 않는다. ‘마이웨이’다. “정치적 반대”이고 “잘 모르는 것”이다. TV토론회에서 용산참사가 언급되었지만 유족들을 향해 유감조차 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제사상은 걷어차고 그 자리에 박근혜 대표의 생일상을 차렸다. 애초부터 국민들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었다. 자신의 이념적 동지이나 오직 이권 때문에 이 대통령을 따르지 않는 박근혜 전 대표 위시 친박세력만이 ‘마이웨이’의 동반자다.

그런데 그나마도 잘 안되는 모양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오찬이후 '쟁점법안, 공감대 만든 뒤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케잌값만 날린 셈이다.(그런데 MBC 주주의 상당수를 박근혜 전 대표가 소속된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지 않나? 어쩌면 MB악법 추진을 가장 원하는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물론 한나라당 중진들은 진심을 다해 생일축하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이들이 부르짖은 “사랑하는 박근혜”는 진실이다. 어쨌건 2월 입법전쟁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는 필요한 존재이며, 그녀의 시즌인 선거철은 다시 다가오고 있다. 사랑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 노래가 재미는 있어도 거북스럽진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이고 한나라당이고 매번 연설 때마다 관행으로 집어넣는 “사랑하는 국민여러분”은 좀 거북스럽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신도 부상을 당한, 상중인 아들을 구속하면서 제사상을 걷어찬 것만 봐도 이것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dalgona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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