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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 기와에 적힌 ‘타워펠리스’

강화도 보문사는 유명한 사찰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영험한 절’, 3대 해상관음기도장 중 한 곳인데요, 신라시대 선덕여왕 4년(635년)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고찰 중의 고찰입니다.

명 사찰 이다보니 정말 많은 관광객과 불교 신도들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갑자기 보문사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날 보문사에서 독특한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각 절마다 새 사찰을 짓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헌와(獻瓦)’를 하고 있지요, 절을 지을 때 쓰는 기와에 자신의 소원을 담아 올리는 것입니다.

이 헌화에는 가장 많은 것이 가족들의 건강과 자식들의 교육입니다. 이날 보문사에 수북이 쌓여있던 기왓장에서도 이 두 가지 주제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었습니다. 가족이 건강하고 자식이 잘 되는 바람에서라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는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지요

그런데 지난 주말 제가 보문사에서 발견한 것은 ‘타워펠리스’의 이름이었습니다. 그것도 서울 도곡동, 원조 타워펠리스의 이름이 있었지요, 아시다시피 타워펠리스의 주민들은 대한민국 1%에 가깝습니다. 이 분들이 가족의 이름을 써놓고 자식의 대학합격을 기원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타워펠리스에 살더라도 자식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데 문득 그 이름을 발견하고 그 쪽에 촛점을 맞추어 계속 기왓장을 둘러보았는데, 대부분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주민들이셨습니다. 강남구, 용산구, 고양 일산, 판교, 분당 등등,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만, 제가 본 몇 백 여장의 기와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던 주민들이었습니다.

사실 헌와 한 장 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날 확인은 못해봤는데 제가 알기로는 1만원~5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왓장을 샀다고 비난한다던가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헌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묘하게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은 좀 씁쓸했습니다.

예전 부처님께 소원을 빌 땐 3천배를 한다던가, 길게 탑돌이를 한다던가 하는 ‘정성’이 필요했는데 요즘은 ‘돈’이 ‘정성’이 되는 시대가 되다보니 단돈 1만원도 아까운 어려운 분들은 남들처럼 기와 한 장에 자식들 이름을 써 넣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보문사를 내려오는 길에 장사하시는, 정작 보문사와 가장 가까이 살고 계시는 인근 보따리상인 할머님들은 “그럴 돈이 어디쓰”라고 하시더군요

헌와는 그래도 가장 경제적인 것입니다. 보문사에서 하는 삼천불 봉안 불사는 한 명에 50만원을 내야 할 수 있으며 영구위패 봉안이나 천도제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교회는 대놓고 “지갑이 곧 신앙”이라는 말을 했다죠

이제 종교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전유물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메이저 신’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루하루가 어려운 분들은 옛날 정화수 한 잔 떠 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하시던 우리 선조들처럼 ‘마이너’신을 모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바스럽기도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더 크고, 더 웅장하게 올라가는 교회들과 대형차 타고 다니시는 스님들을 보면 이런 느낌이 ‘오바’가 아닐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문사를 내려오는 길에 정성스레 올려진 ‘돌탑’을 봤습니다.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탑이죠, 지나던 사람들이 한 분 한 분 조심스럽게 올린 탑입니다. 부처님께는 50만원짜리 기도와 1만원짜리 헌와와 저 작은 돌 하나가 같은 가치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Posted by dalgona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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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들 홍길동이냐? 2008/11/03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워팰리스에 사니깐 타워팰리스에 산다고 쓰지 이 양반아.
    타워팰리스 살면서 다보탑 산다고 쓸까

    글쓴 양반은 딱 보니깐 저기 어디 인천 어디쯤 사는 거 같은데, \
    인천 사는 당신한테 누가 어디 사냐고 물어보면 "부산이요" 그러나?

    요샌 호부호형 못하게 하는 게 유행인가?
    요새 집값 떨어져 짜증스럽구만

  2. ziddo 2008/12/17 0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글쓴이의 생각이에요, 거기서 다보탑이 왜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