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휠체어들어 내쫓는 국회
이와 관련된 기사는 <레디앙>에 올라갑니다. 다만, 기사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경과를 간단하게 언급했고, 이 포스팅에서는 제가 느낀점을 올립니다.
오늘 오전에는 국회 정론관엔 장애인 단체들이 찾아왔습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예산안 시간을 12일로 못박으면서 이번주가 지나면 사실상 예산안이 통과될텐데, 내년 예산안에는 장애들에 해당하는 복지예산이 동결, 내지는 조금 상승되었고, 어떤 부분은 오히려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증장애인 같은 경우는 활동보조인이 없다면 방안에만 갇혀 지내야 하는데, 중증장애인의 수는 점점늘고, 몰랐던 분들도 점점 신청하고, 이 예산으로는 약 450만여 장애인 중 혜택 대상이 매우 제한됩니다.
어쨌든, 기자회견이야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고, 어렵게 국회에 들어온 김에 이들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를 만나 현재 장애인 고충을 토로하고, 예산안 삭감을 반대하고자 2층, 홍준표 원내대표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국회 경위들이 막더군요 무조건 가야겠다는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를 못타게 막고 버텼습니다. 그렇게 실강이를 하다가 한나라당 관계자가 “홍준표 원내대표가 국회 면회실에서 보자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애인들은 그 말을 듣고 면회실로 향했지요
그런데 좀 이상했습니다. 국회는 면회실을 지나 안내소 같은데서 출입증을 받고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즉 면회실은 국회 안 보다는 밖에 가깝습니다. 4명에 불과한 장애인들을 이왕 만나려면 대표실에서 만나면 될 것을 면회실에서 만난다는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속임수였던 거지요, 밖에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장애인들이 몸으로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한나라당에는 당직자가 한 분 내려와 이들에게 “줄 서류 있으면 자신에게 달라”고 말했습니다. 한 번 밖에 나가면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것을 알고 취한 조치입니다. 전문용어로 '꼼수'라고 하죠,
그리고 약 30여분 간 실강이도 하고, 고함도 지르고, 눕고, 주저앉고, 4명의 장애인들은 홍준표 원내대표란 단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그렇게 맨 바닥을 굴렀습니다. 아래는 잠깐 이들의 대화를 재구성해봤습니다.(빠르게 받아적은 거라 완벽하진 않아도, 단어 등은 그대로 옮깁니다.)
국회 경위 “이 정도면 됐다. 이 정도면 목적은 다 이루지 않았나?”
장애인 대표 “우리의 목적이 무엇인진 아나? 홍준표 원내대표를 만나야 하는데, 무슨 목적이 이루어졌다는 건가?”
국회 경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면담을 요청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
장애인 대표 “수백번 면담요청을 했다. 그런데 연락 한 번 안왔다. 우린 단식도 하고, 비바람 맞아가며 천막농성도 하고, 이 몸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 홍준표 대표를 만나야 한다”
국회 경위 “그래도 면담요청을 해야 갈 수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 “지금 바쁘시다. 예산안 심의 일정 때문에 만날 수 없다”
장애인 대표 “우리 예산 줄이고, 부자 세금 줄여주는 예산안 심의가 그렇게 바쁜가? 기다리겠다. 밥이 없으면 굶으면서라도 기다리겠다. 바쁘시면 시간 나는대로 와달라, 2층에서 기다리겠다”
한나라당 관계자 “지금 2층엔 아무도 없다. 주인없는 방에 어떻게 들어가나?”
장애인 대표 “국회의 주인이 누구인가?”
역시 귀한 의원님 만나는게 쉬운일은 아니더군요
어제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예산안 합의에 항의해 홍준표 원내대표 앞에서 책상을 내리쳤습니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쇼하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하니 강 대표가 "이게 쇼로 보이냐"라며 화가 난 것이지요,
오늘은 예산안 통과를 몇일 앞두고 예산이 삭감되 궁지에 몰린 장애인들이 홍준표 원내대표를 만나겠다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자기주장을 위한 일종의 '쇼'로 치부하는 것 같더군요
수많은 카메라들 앞에서 뭔가 보여주었으니 쇼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떤사람들에게는 그게 그저 보이기만 할 진 몰라도, 당사자들에겐 절박함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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