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이 낯설던 장애인,
    장애·여성·인권 대변자로
    [인터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나선 배복주 '장애여성 공감' 대표
        2020년 02월 21일 02: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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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대할 때엔 기존의 사회적 질서를 깨뜨리는 불편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불편한 지점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피하지 말고 논쟁해야 한다.”

    장애운동을 시작으로 장애여성운동, 인권운동, 미투운동까지 소수자 운동의 중심에 있던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18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진행한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배복주 대표는 ‘불편한 것에 마주하고 논쟁해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활동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문제를 심의했을 때나 장애인운동 내에서 젠더 문제가 벌어졌을 때 등 어떤 조직에 있든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의당에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있을 것이고 정치적 이해에 따른 여러 판단들도 있을 수 있다. 제도정치 내에선 타협해야만 하는 긴장점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저로 인해서 정의당에서 조금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논쟁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4.15총선의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배복주 대표의 말은 정의당에는 아프게 다가올 만한 구석이 있다. 당의 여론이 이리저리 갈라져 쑥대밭이 되는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의원을 포함한 당의 전·현직 지도부들은 분명한 입장을 내지도, 충분한 토론의 장을 만들지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논란을 회피하는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었던 셈이다. 그렇기에 불편한 논란을 마주하고 논쟁하며, 이를 동력 삼아 전진해야 한다는 배 대표의 메시지는 남다르다. 언제나 불편함을 말하고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온 그의 삶은 이 말에 진정성을 더한다.

    배 대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정의당의 외연 확장과 사회적 약자의 직접정치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국위원회 결정에 따라 피선거권을 받았다. 장애인인권단체들이 결성한 ‘장애인차별철폐 2020총선연대’의 추천 후보다.

    장애인이 낯설었던 한 장애여성이 장애여성 운동가가 되기까지

    정종권 레디앙 편집장 (이하 정종권) : 본인이 살아온 삶 중에서 나의 현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건은 무엇일까.

    배복주 대표 (이하 배복주) : 지금은 장애인 특수교육 관련 제도가 있지만, 저는 초·중·고를 비장애 학생들과 경쟁하는 체제 하에서 대학까지 입학해서 장애인을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목발 짚은 장애남성들이 우르르 오더라. 처음엔 그 사람들이 나한테 오는 게 싫어서 가만히 있었다. 장애인 아닌 척 하려고. 그 사람들이 ‘너 우리 동아리에 들어와라’ 해서 비자발적으로 가입했다.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은, 장애해방운동을 하는 대학생 모임이었다. 최초의 사회운동을 배우는 계기가 된, 큰 사건이었다. 나중엔 그 동아리의 최초의 여성 회장까지 됐다.

    졸업 후엔 ‘빗장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장애여성 모임을 만났다. 저와 너무 다른 세계의 장애여성들이었다. 저한텐 충격이었다. 사실 장애학생 운동을 하는 이들 모두가 장애가 있지만 대학을 간 엘리트 그룹이지 않나. 빗장을 여는 사람들 모임에는 학교를 못가고 배우지 못한 분들이 너무 많았고 (장애 정도도) 저보다 중증이었다. 그래서 저와 너무 다른 세계의 장애여성을 만났다. 다시를 떠올려 보면 정말 이상한 질문을 했다. “왜 학교를 안갔어요?”. 장애는 사회구조의 문제라고 그렇게 떠들어댔는데 당사자한테 학교를 못간 이유를 물어본 거다. 이 모임의 장애여성들을 만나기 전까지 제 활동이 선언적이었다면 이때부턴 달랐다. 이들은 저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젠더 문제를 겪고 있었고, 장애남성보다 가족 내에서 학력, 일자리 등에 대한 차별이 많았다. 장애여성 문제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졌고 운동이 삶과 연결됐다고 느낀 게 이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 운동이 일상적으로 변한 순간이라고 해야 할까.

    활동하던 단체에서 리더는 늘 장애남성이고 장애여성은 전시되는 광경을 많이 봤다. 그 문제로 싸우고 나와서 만든 게 장애여성 ‘공감’이다. 장애여성 운동을 시작한 것은 내게 매우 큰 사건이다. 그렇게 시작한 장애여성 운동으로 비주류화된 장애여성의 모습을 알리는 데에 거의 20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배 대표는 20183월을 잊을 수가 없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자신의 수행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력한  사건을 접하게 됐다. 배 대표가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로 있던 때였다. 그는 최일선에서 피해자와 함께 미투운동을 벌였다.

    반성폭력 운동을 계속 해왔지만 이 사건의 무게감은 유난히 컸다. 3월 4일, 안희정 전 지사가 수행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했고, 그 피해자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에 “도와달라”고 왔을 때…. 미투 운동의 폭풍의 눈으로 들어가는 계기였다. 6일에 방송이 나가고 그때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는 555일 동안 이 문제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전성협 상임대표 임기가 2018년 1월에 시작했는데 2년 내내 이 문제만 한 거다. ‘권력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이라는 것이 어떤 건가’, ‘위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언어를 만들어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확장해야 하는가’ 정말 어려운 과제였다.

    내가 정의당을 선택한 이유

    정종권 : 2000년대 전까지 한국 운동사에서 전투력을 보이며 큰 영향력을 미친 게 노동운동이라고 한다면 그 이후엔 가장 전투적이고 역량이 큰 운동이 장애인 운동이었다고 본다. 전투성과 틀에 갇히지 않는 헌신적인 운동을 전장연이 주도했다. 다만 그동안엔 제도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지 않았나. 정의당은 장애, 여성에 대한 진보적 정체성이 뚜렷하다고 보기 힘든 정당인데, 정의당 후보로 출마를 결심의 계기는 무엇인가.

    배복주 : 저는 전장연 출범의 계기가 된 이동권 연대 투쟁이 한국사회에 굉장히 큰 울림을 줬다고 생각한다. 실천 방식 자체가 ‘우리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관철하겠다’는 주장을 하며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꿨다. 매우 지지한다.

    다만 전장연이 주로 하는 투쟁 방식이 삭발, 단식, 점거인데 이게 너무 폭력적이니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전장연은 ‘그렇게 하면 아무도 우리를 안 본다’, ‘조용히 있는 장애인, 동정과 시혜를 바라는 꽃처럼 앉아있는 장애인으로 보인다’고 했었다. 우리는 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식에 대한 논쟁을 굉장히 많이 했다. 투쟁의 다양한 방식을 상상하게 만든 이러한 논쟁이 전장연을 건강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전장연 안에서도 “투쟁도 중요하지만, 투쟁하는 우리가 어떤 평등한 인식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했다. 모든 조직엔 젠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튼 저는 전장연에서도 피곤한 목소리, 듣기 싫은 목소리였다. 다만 저도 규범적으로 보이지 않고 조직 안에서 스며들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정종권 : 다른 조직에도 이견은 있고, 논쟁은 벌어진다. 때로는 그런 논쟁이 동력이 되지만, 나중에 가면 불편해지고 배제하게 되고 조직 갈등으로 번져 조직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전장연은 그래도 서로 들으려고 한 것 같다. 그런 점이 전장연의 에너지인 것 같다.

    배복주 : 정의당을 선택한 것과 연결이 된다. 정의당에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있을 것이고 정치인의 여러 정략도 있을 것이고, 제도정치라는 것 자체가 타협해야 하는 긴장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정의당에 있다면, 정의당 내에서 조금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논쟁적인 상황이 저로 인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가능성을 10% 정도 보고 있다(웃음).

    정종권 : 장애인 운동의 정치적 수단이라면 정의당 외에 민주당도 있지 않나. 쉽게 말하면 정의당이 배 대표의 목소리를 불편해하면 당을 떠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을 텐데.

    배복주 : 인권위원 임기가 남았고 전성협도 연임을 해서 임기가 남아 있다. 공감도 마찬가지다. 제가 아끼는 것들이고, 모두 하고자 하는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정리하고 정의당을 선택했다. 그러려면 정치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각오가 필요한데, 그 각오가 아끼는 조직을 정리하게끔 했다. 정의당에서 한 번 해볼 때까지 해보고 싶다.

    다만 정의당이 성평등하지 못하고, 장애평등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보수화된다면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정의당을 버릴 수 있는 키워드다. 나에게는 원칙의 문제이다. 정의당에서 제가 돌진하겠지만 그런 것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소수자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정의당을 내쳐야 한다.

    정종권 : 입당식 할 때 “이미지 정치에 활용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다. 무슨 뜻인가.

    배복주 : 정치는 일정 정도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다만 이미지를 만들어낼 때,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당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거부한다는 취지다.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장애인을 등장시켰던 정당들은 장애인을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이미지로만 소비했다. 저는 그렇게 소비되고 싶진 않았다. 저의 경험, 감각, 감수성이 당에 활용되길 바라지 여성, 장애인의 이미지만 소비되고 전시되는 건 불편하다.

    “불편한 지점에 직면했을 때 우린 논쟁해야 한다”

    정종권 : 장애인운동이 온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전엔 그냥 외면했던 것에 목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이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만든 거다. 소수자들이 어필하려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불편함이 고립이나 배제가 아니라 접점을 찾게 하는 건 정치인의 역할이겠지만.

    배복주 : 질서에 순응하는 사회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이 불편함을 주면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문화적 코드가 있다. 사회적 질서, 정상성의 기준을 깨면 불편한 사람이 되고 문제 있는 사람이 되고 피해의식 많은 사람으로 여겨진다. 불편한 것은 당연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게 사회적 소수자의 생각이다.

    인권위 현장에서만 하더라도 매번 심의할 때마다 불편한 지점을 느낀다. 특히 학교 비정규직인 공무직 문제를 심의할 때 보면, 영양사, 조리사, 사서, 사서 교사 등 하는 일은 다 비슷한데 임금은 다르니 차별로 볼 수 있다. 체계도 그렇고 너무 복잡했다. 학교 선생은 공무원 신분이라 사회적 신분에 대한 차별의 얘기도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의 얘기도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인데 심의를 하면서 요구가 너무 과도하다고 느껴져서 불편한 적도 있었다. 그때 느꼈다. 이 불편한 지점에 직면했을 때 논쟁해야 하는 것이구나.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껄끄러우니 그냥 그대로 살아줘”한다.

    소수자 문제는 제도와 구조를 바꿔야 할 과제와 사회적 인식이 변화해야 할 과제가 섞여 있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고 싶다. 장애여성 공감에서 자주 써온 ‘불편한 옆자리’와 같은 식의 언어는 정상화된 기준 안에서는 균형이 안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런 언어를 익숙하게 써왔기 때문에 국회 안에서도 많이 쓸 것 같다.

    정종권 : 국회 안에서 그런 언어가 자리 잡는다면 많은 진전이 있을 것 같다.

    여러 갈래로 나뉜 여성운동, 논쟁을 주도할 리더와 공간 부족
    일부 여성운동 내 혐오·차별 문제에 대한 비판도

    정종권 : 불법촬영 사건으로 혜화동 집회에 2만명이 모이기도 했고, 2004년부터 지금까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꼭 들어가는 사람이 여성단체들의 대표격인 사람들이다. 여성운동의 흐름들도 다양해지고 서로 긴장관계가 형성되는 거 같다.

    배복주 :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흐름을 보면 중산층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여성운동이 대세였고 그것이 김대중 정권과 만나면서 제도화됐다. 여성운동은 장애, 이주여성, 비정규직 여성 등 비주류의 여성들을 모양적으론 포괄하지만 실제로 운동을 이끄는 흐름은 여전히 중산층 여성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제도화된 여성운동이성과를 이룬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일이다.

    혜화동 집회 참가 여성들은 조직에 몸담은 이들이 아니라 20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급진적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이다. 여성의 생물학적인 몸의 침범에 대한 거부와 투쟁을 선언하는 집단이다. 지금의 여성운동과 혜화동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같은 부류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향성의 문제 때문에 (주류) 여성운동이 그들을 포섭하지 못한다.

    래디컬 페미니즘은 생물학적 여성이 중요한 이슈이고, 숙대 트랜스젠더 사건으로 폭발했다. 주류 페미니즘에서는, 생물학적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질서를 어떻게 극복하고 타파할 것인가의 문제가 핵심의제였다고 본다. 숙대 트랜스젠더 사건과 관련해서도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화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에 귀 기울이고 (그 소수자가) 가부장제 질서 안에서 어떻게 배제되지 않고 함께 가느냐의 문제를 얘기해야 하고 그게 바로 젠더 기반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서로 간 목표지점이 다른 거다.

    정리해서 말하면 여성운동이 제도화된 일면이 있고, 혜화동 집회는 20대 여성이 불법촬영에 분노해서 온 것인데 진보정당이 포용하려면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혐오나 차별의 기조가 있다면 그거 자체는 여성운동이든 아니든 비판적으로 봐야 할 점이라고 본다.

    정종권 : 여성운동도 하나가 아닌 것 같다.

    배복주 : 노동운동도 정파가 한 두 개가 아닌 것처럼, 여성주의가 많이 갈리는 건 맞다. 제도화된 여성을 운동하는 경우가 있고, 래디컬 페미니스트도 있고, 저처럼 이주·장애여성처럼 주류 안에서 주도하기 어려운 그룹이 있다. 다양하게 갈리고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도 다 괜찮다. 문제는 이것에 대해 쟁점을 잡아서 토론하고 이끌어가는 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누가 나서야 할지….다양하게 포진돼있는 여성운동의 만남을 주도하고 논쟁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 주체, 그 공간이 부족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정종권 : 진보진영에도 그런 리더가 없는 것 같다. 이런 화두가 당내에서 안착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탈시설 운동의 목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어야

    정종권 : 문재인 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배복주 :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모두 50점이다. 장애등급제 같은 경우 모양만 폐지가 됐고 실상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구체화된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 부양의무제는 어느 정도 완화한 것은 있지만 완전 폐지가 아니다. 우리나라 정책을 보면, 돌봄 노동이 필요한 대상에 대해 1차적 책임을 가족에게 주고 2차는 국가가 하겠다는 취지다. 1차가 국가이고 2차가 가족이어야 한다. 그런데 전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탈시설 정책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한국에서 시설 정책은 전쟁 이후로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복지 정책이다. 장애인뿐 아니라 고아원, 노인 요양 등이 다 그렇다.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가는 곳이 시설이다. 시설의 핵심적 문제는 위탁 운영이다. 위탁 운영으로 90% 이상의 시설이 사유화돼있는 시스템이고, 때문에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전혀 모른다. 1차적으론 국가가 위탁하는 방식의 시설 운영이 운영구조를 사유화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국가적 흐름이나 유엔 권고안 등을 살펴봤을 때 합리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시설의 소규모화 정책이다. 문제는 그게 목표가 돼선 안 된다는 점이다. 핵심은 시설 자체의 시스템을 점차적으로 없애면서(탈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가 목표가 돼야 한다. (소규모라도) 시설이 유지되는 게 목표가 된다면 시설 정책의 확장인 것이고,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삶의 문제, 고민은 누락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침해 문제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이 문제는 정책도 정책이지만 동반돼야 할 중요한 지점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다. 시대정신과도 연결돼있다. 오랫동안 숨어있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선 인권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종권 :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서 자기 자랑 좀 해달라.

    배복주 : 나는 정의당에서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많은 이슈들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당원들이 그 이슈에 대해 저와 함께 이야기한다면 정의당은 아마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문제를 중심으로 등장시키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이 우리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이들의 문제를 정치로 해결해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저는 등장하지 않은 많은 이슈들을 정치의 중심으로 가져오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정의당 진보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정리=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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