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갈등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은) 김영주, 박용진, 윤영찬, 김한정 의원은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잘하신 분”이라며 “박용진 의원, 윤영찬 의원 상위 1%에 들어간 의원이다. 하위 10%에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공천이) 매끄럽지 못하다”며 “평가 기준을 모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가 없지만 이의 신청을 해서 그 내용을 공개하고 이의 신청을 합법적으로 검토를 해서 받을 사람은 받고 안 될 사람은 안 되는 그런 시스템으로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직 두 총리나 전 국회의장들, 원로들이 당 내에서도 불만이 있다고 하면 이재명 대표가 빨리 나서서 수습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포장을 잘 못해서 생기는 잡음”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현역 의원들이 민심에 의거해서 물갈이가 되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윗돌 빼서 아랫돌 막고 재활용해서 이리저리 배치를 하기 때문에 현역 의원 한 사람도 현재까지 탈락이 없다”며 “민주당도 그렇게 공천하면 왜 잡음이 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당 안팎으로 민주당 공천 갈등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하나가 돼도 모자란 시점에 민주당이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있어서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저부터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국민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민주당이 구축해온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제대로 실천함으로써 국민께 잃었던 신망을 되찾고 신뢰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공천을 제대로 실천’하겠다는 홍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공천 과정의 문제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혁신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며 공천 과정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과는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한편 민주당과 비교해 순항 중인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방지를 위한 공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 국회 재의결 할 때 (이탈표) 방지를 위해서 (공천을) 하고 있다”면서 “김건희 특검을 방지하기 위해 아무런 탈 없는 공천을 하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반개혁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대거 물갈이를 예상했다. 하 의원은 이날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물갈이가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4년 전 총선에서는 몇몇 분이 다른 지역으로 가라고 하는 것을 거부해서 무소속 파동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서병수 의원이나 김태호 의원, 조해진 의원이 지역을 옮겼고 김무성 전 대표도 본인이 출마를 철회했다. 협의가 잘 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TK는 좀 다를 것”이라며 “TK는 우리당 지지율이 아주 높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나와도 우리 당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지역이다. 정부 지지율이 아주 높은 지역에서의 혁신, 물갈이는 더 많아도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